| 5년 사이 부채 250억원 늘어.. 비대위 “납득 불가” 법무법인 선임 등 강력 대응 예고.. 회원결집 당부
부실한 초기 자본금을 가지고 골프장 설립이나 운영에 뛰어들어 금융권 대출과 신탁 등을 반복하다 회원권 분양으로 자금을 끌어들인 후 마지막에는 회생절차를 밟는, 이른바 골프장업계의 폐단이 익산에서 다시 한 번 반복될 위기에 처했다. 덕기동에 위치한 상떼힐 골프장이 경영난을 이유로 기업회생절차에 돌입한 가운데, 회원권이 자칫 휴지조각이 될 처지에 놓인 회원들이 비상대책위원회를 꾸려 법적 대응에 나섰다. 마치 희대의 사기극이라 불린 웅포골프장 사태와 비슷한 모양새다. 지난 5일 익산에서 제3차 총회를 연 비상대책위원회(위원장 황영두)는 “기업회생까지 이어진 이번 사태는 자기자본 없이 부채를 끌어다 무리하게 골프장을 인수하고 방만한 경영으로 인해 발생한 부실”이라며 “골프장의 주인인 회원들에게는 회생신청 사실을 알리지도 않고 일사천리로 진행되고 있는 행태는, 결국 회원들의 권리를 보장하지 않으려는 수작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비대위에 따르면, 현재 상떼힐 골프장 회원은 전주 700여명과 익산 600여명 등 총 1,400여명에 달하고, 이중 비대위에 법적대응에 따른 권한을 위임한 회원은 300여명 정도다. 이들은 회원권 등 회원들의 권익을 보장하기 위해 현 상황에서 가장 적절한 대응방안을 찾고 회원들의 뜻을 모아 골프장 경영진에게 민·형사상 책임을 묻는 등 강력한 법적 대응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전주에서 열린 1·2차 총회에서 골프장 소송 전문 법무법인 중부로를 선임했다. 법무법인에 따르면, 현재 상떼힐 골프장의 최대주주 익산관광개발(주)은 2010년 3월에 전 대주주였던 성원산업개발(주)과 (주)원아이컴으로부터 주식을 매입해 최대주주가 됐다. 이후 2010년 12월 기준 자산 634억원, 부채 626억원, 결손금 42억원이었던 재정상황은 2015년 12월 기준 자산 857억원, 부채 874억원, 결손금 289억원이 됐다. 2014년 말 자산재평가로 284억원이 증가된 것을 감안하면, 5년 새 실질적인 자산 가액의 증가는 없고 부채만 250억원 가량 늘어난 셈이다. 결국 익산관광개발은 지난 2016년 10월 7일 기업회생신청서를 접수했고, 같은 달 14일 법원의 포괄적 금지명령 및 보전처분 결정이 내려졌다. 현재는 기업회생절차가 개시돼 회생채권자와 회생담보권자, 주주의 목록 제출기간과 회생채권, 회생담보권, 주식의 신고기간을 거쳐 회생채권 및 회생담보권의 조사가 진행되고 있다. 오는 2월 16일 조사위원(삼덕회계법인)의 조사결과보고가 있을 예정이다. 법무법인에 따르면, 현재 회생담보권이 91억원이며, 회생채권 667억원 중 회원들이 가지고 있는 규모는 기업어음(CP) 104억원과 입회금반환채권 200억원 등 총 304억원에 달한다. 이외에 조세채권 73억원을 합치면 전체 부채는 831억원이다. 채권자는 금융권자와 회원권자로 구분할 수 있는데, 농협 등 금융권은 회사의 부동산에 담보권이 설정돼 있고 주요 재산(토지 및 클럽하우스)은 신탁회사로 소유권이 이전돼 있기 때문에 우선변제를 받을 수 있는 권리를 보유하고 있다. 따라서 가장 큰 피해를 볼 수밖에 없는 채권자는 바로 일반채권으로 분류되는 회원권 소유자 및 기업어음 소유자들이라는 게 법무법인의 설명이다. 현재 비대위 및 법무법인이 가장 우려하고 있는 시나리오는 농협이나 전북은행의 신탁재산 담보권 행사다. 신탁재산의 담보권 행사는 법원의 포괄적 금지명령 및 보전처분 명령에 저촉되지 않고 환가절차가 공매에 의해 이뤄지는데, 공매시에는 회원권 채무의 승계가 법으로 보장돼 있지 않아 회원권이 휴지조각이 될 가능성이 매우 크다. 웅포골프장과 마찬가지가 되는 셈이다. 법무법인은 “그간 익산쌍떼힐CC의 경영행태를 볼 때 회원분열을 유도하고 회원들의 단합된 재산권행사를 방해해 결국은 공매절차로 들어가게 만들어서, 사모펀드 등 제3자를 통해 이를 인수하고 대중제(퍼블릭)로 전환하는 것을 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일단은 금융권도 회생절차에 참여하고 있지만, 회원들이 사분오열돼 통합된 의견을 법원에 제출하지 못할 경우 충분히 예상가능한 시나리오라는 것이다. 이외에 법원에 의해 선임된 조사위원의 조사보고서에서 계속기업 가치가 청산가치보다 높지 못하다는 결론에 이르면, 법원에 의한 강제 파산절차에 돌입할 가능성이 있다. 법무법인에 따르면, 통상 강제 파산의 가능성은 희박하나 회생을 신청한 회원제 골프장은 대부분 계속기업 가치가 청산가치보다 높지 못해 대중제(퍼블릭) 전환을 전제로 한 회생계획을 제출한다. 이 경우 정확한 골프장의 재정 상태와 부정 적발이 담긴 조사보고서가 제출되지 못할 경우, 즉 횡령이나 배임 등으로 파행 운영된 골프장의 경영진이 제출한 자료만을 토대로 한 기업회생폐지의 의견이 담긴 조사보고서가 발행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비대위는 “아직까지도 이런 사실을 전혀 모르고 있는 회원들이 다수”라며 “골프장 측은 경영이 어려우니까 빚을 탕감해 달라는 신청을 했는데, 경영을 잘못 했으면 경영진이 책임을 져야 하는데도 책임을 회원들에게 떠넘기는 건 용납할 수 없다”고 역설했다. 아울러 비대위는 대응전략으로 회원 주도의 회생계획안을 제출방안을 제시했다. 회원지주제 회원제나 회원지주제 대중제를 우선적으로 추진하되, 최악의 경우 도저히 회원부담이 커서 불가피하게 제3자에게 매각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도래하는 경우에도 회원들이 주도적으로 참여해 골프장 진로를 결정하도록 하고, 이 모든 절차를 회원들의 의견을 수렴해 추진한다는 것이다. 비대위는 “오래 전부터 법정관리를 준비해 왔던 경영주와 담보권이 설정돼 있는 금융권에 대항해 조직력과 자금력이 부족한 회원들이 싸울 수 있는 유일한 무기는 회원결집”이라며 “전체 회생채권의 50%에 달하는 회원채권자 의견을 모은다면, 어느 누구도 우리들의 의견을 무시하고 독자적인 회생 안 추진을 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판단된다”고 피력했다. 또 “모든 회원권자들이 참여해 한목소리로 법원에 의견을 제시하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주위 회원분들에게 안내 및 위임장 제출 등 회원의 권익을 보장하는데 힘을 모아 달라”고 당부했다. 송승욱 기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