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에 전세 또는 월세로 살다가 이사를 가는 경우 세입자는 매월 관리비에 포함돼 지불했던 장기수선충당금을 반환받을 수 있다. 하지만 세입자들이 이를 유념하지 않고 지나치는 경우가 많아 각별한 관심이 필요하다.

아파트나 빌라 등 공동주택의 경우 낡은 시설보수나 교체를 하기 위해 소유자로부터 적립금을 징수하는데 이를 ‘장기수선충당금’이라고 한다. 아파트마다 3.3㎡당 100~500원 사이에서 아파트관리규약으로 요율을 정하고 있으며 관리비내역서에 그 금액이 명시되어 있다.

보통 아파트 관리비고지서에 포함되어 부과되므로 집주인이 세를 들이는 경우 세입자들이 이 돈을 납부하게 된다. 그러나 사실상 ‘장기수선충당금’은 집주인 부담이 원칙이다.

주택법 제51조에 따르면 ‘관리주체는 장기수선충당금을 해당 주택의 소유자로부터 징수하여 적립하여야 한다’고 명시돼 있다. 즉 계약기간이 끝나 이사해야 되는 세입자는 집주인에게 그동안 납부했던 충당금에 대한 환급을 요구할 수 있다.

이 장기수선충당금은 이사 하기 전에 관리실에 중재와 확인을 요청한 뒤 그동안 납부한 금액을 확인해 임대인에게 청구가능하다.

하지만 집주인이 이를 돌려주지 않거나 금액이 적다는 이유로 반환을 거부해 장기수선충당금을 받지 못하고 이사하였을 경우는 집주인과 민사소송법상의 절차를 거치면 반환받을 수 있다. 

집주인이 반환을 거부하거나 미룰 경우 세입자는 우선 내용증명으로 장기수선충당금을 줄 것을 통고할 수 있다. 내용증명을 보낼 때는 최소 3번 이상 보내야 한다. 

그래도 집주인이 계속 주지 않을 경우 지방법원에(익산의 경우 등기소에) 소액심판을 청구하면 된다. 이 소액심판은 전세계약서 사본, 장기수선충당금을 지불한 영수증(관리비 영수증), 채무자(집주인) 인적사항만 있으면 된다.

계약기간 이후에도 장기수선충당금을 받을 수 있으므로 전세계약서 사본 없어도 계약 기간 동안 그 집에 살았다는 것을 증명할 수 있는 서류만 있으면 된다.

법원으로부터 지급명령서를 받으면 전세권설정이나 가압류를 설정할 수 있다. 그래도 주지 않을 경우 지급명령서로 강제집행해 경매까지 가능하다.

이러한 권리를 설정해 놓으면 아무도 전세를 들어오려고 하지 않고 매매도 되지 않기 때문에 집주인 입장에서는 집을 비워두느라 입게 되는 손해가 훨씬 크다.

이 장기수선충당금은 25평 아파트의 경우 평당 500원이면 매월 1만2,500원이다. 연간 15만원이고, 5년을 전세로 살았을 경우 75만원이며 이사비용 이상으로 적은 금액이 아니어 세입자가 주의깊게 챙겨야 할 부분이다.               

오삼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