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동구매하면 반값 정도 싸게 구입하면서 오히려 좋은 원단으로 교복을 구매할 수 있음에도 일선 학교들이 두배로 값비싼 개별구매를 선택해 서민층 학부모들이 울상을 짓고 있다.

최근 개학을 앞두고 익산 46개 중고등학교 중 7개 학교를 제외한 39개 중고등학교가 자유롭게 결정할 수 있는 교복 구매 자율권을 이유로 공동구매보다는 개별구매를 선호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25일 기준 교복 공동구매 가격은 동복과 하복을 포함해 17만원~19만원대다. 하지만 개별구매의 경우 최저 29만원 ~ 최고 40만원대까지 육박하고 있다.

최근 확인한 내용에 따르면, 공동구매의 경우 여학생이 17만6천원~18만6천원의 가격으로 남학생의 경우 18만2,300원에서부터 18만9,900원에 구입할 수 있다. 개별구매의 경우 4개 유명브랜드 회사 교복에 대해 최저 24만원에, 추가선택사항으로 가디건을 포함하면 29만원에서 34만원에, 여벌 바지를 더하면 최고 40여만원 까지 이른다.

가격이 절반임에도 불구하고 일선 학교에서 개별구매를 하는 이유는 공동구매를 하려면 일단 귀찮고 구설수에 오르며, 진행절차가 복잡하기 때문에 공동구매를 기피하고 있다는 것이다. 업체 입장에서도 많은 이윤을 남길 수 없기 때문에 학교에 개별구매 로비를 벌인다는 얘기도 나온다.

일선학교들이 개별구매를 선호하는 또다른 이유는, 교복 구매를 추진하는 학교별 소위원회원들이 대부분 부유층인데다 여학교의 경우 S라인 등 불필요한 고집으로 유명브랜드를 선호하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결국, 일선학교측이 공동구매를 기피하고 개별구매를 함으로 인해 그 피해는 고스란히 학부모에게 돌아가고 업체에만 이득을 안겨주고 있다. 전라북도교육청은 각 학교 관계자들에 대한 교육을 통해 공동구매를 하도록 권장하고 있다. 그럼에도 일선 교육 책임자들이 이윤을 목적으로 하는 업체들로부터 스스로 탈피하거나 사회에 만연된 유명브랜드로 평가하는 잘못된 사회풍조와 관행을 스스로 타파하려는 노력 없이는 교복의 고가 행진이 계속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학부모의 깨어 있는 인식 없이는 교복의 고가 행진이 계속될 수 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교복공동구매전북추진위원회장인 성일고등학교 박태영 교사는 "대부분의 개별구매는 유명브랜드 회사의 교복을 구매하는데 광고료와 중간 유통비 때문에 비쌀 수밖에 없다"면서 "공동구매를 하면 수많은 원단 중 학교나 학부모들이 오히려 좋은 원단을 선택할 수 있기 때문에 굳이 유명브랜드 교복을 비싸게 구입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오삼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