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측, “하루 13만5,500원 입금해야 최저임금 지급 가능”
노측, “13만원도 버겁고, 더 이상은 초과근무해도 불능”

정부가 7월 1일부로 택시운전자 최저임금제를 시행하면서 익산시 법인택시 사업주와 노조간 의견 충돌로 사업주가 익산시에 휴업계를 제출, 지난 달 30일부터 관내 7개 택시회사의 차량 운행이 전면 중단 되는 등 갈등이 극단으로 치닫고 있다.

최저임금제 시행에 따라 사업자는 운전자에게 월 86만원을 지불해야 한다. '익산시법인택시협의회'는 회사측에서 매월 고정적으로 최저임금을 지급하기 위해서는 택시운전자가 하루 13만5,500원을 사납금으로 납입해줘야 한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한국노총택시익산시지부'는 13만원의 인상안을 주장하며 맞서고 있다.

지난 29일 9차 교섭을 벌이던 사업자와 노조 양측은 이같은 협상안을 각각 제시한 가운데 한치의 양보도 하지 않고 버티다 협상이 결렬됐다. 이에 따라 익산시 관내 14개 법인택시 회사 중 보국기업을 제외하고 한국노총 산별노조에 가입한 7개 회사가 익산시에 30일 휴업계를 제출했다. 이로 인해 익산시에는 현재 402대의 택시 운행이 중단됐으며, 485명의 택시운전자가 일을 하지 못하고 있다.

한국노총 익산시택시지부는 "승객이 적고 수입의 차이는 없는데 회사측이 사납금을 올려달라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면서 "어떠한 일이 었더라도 사납금을 3만8천원 이상 인상할 수 없다"고 못박았다.

사업자인 법인택시협의회측은 "최저임금제 실시에 따라 그동안 적립하지 않았던 퇴직금을 적립해야 하고, 4대보험료도 2배 이상 올라 최저임금인 86만원에 맞추려면 손익분기점이 4만1천500원이고, 2004년에 인하했던 사납금 2천원을 합해 4만3천원을 최종안으로 통보했다"고 밝히고, 이 최종안이 관철되지 않을 경우 폐업까지 불사하겠다고 입장을 고수했다.

한편, 최저임금제 실시 이전인 지난 6월 30일까지 기존 택시운전자들의 경우 48만5천원 기본급과, 택시 운행 수입금 중 9만2천원을 회사에 납입하고 나머지 수익금을 합해 월평균 100만원 정도의 벌이를 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노동부와 국토해양부가 7월 1일부터 시행토록 한 택시운전자 최저임금제는 시간당 최저임금 4,110원으로 월 209시간을 일하게 된다.

한 택시운전자는 "하루 8시간 택시기본료 2천200원씩 받아 12만원 버는 것도 버겁고 힘겨운 데 손님도 없는 익산에서 5천5백원을 더 벌려면 초과근무 이상을 근무해도 어려운 실정에 있다"면서 "회사가 운전자 입장에서 양보하고 이익을 배분해야 한다"고 말했다. / 오삼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