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소 “의무사항 아니라 강제 못해”.. 감염병 대비 소홀 지적

익산병원이 메르스와 같은 호흡기 감염병 관리를 위해 필요한 격리시설을 갖추지 않고 있는 것으로 드러나며 지역사회 의료기관으로서의 책임을 다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특히 지난 메르스 사태 이후 음압텐트와 같은 시설을 갖출 수 있도록 국비 지원이 있었음에도 익산병원은 이를 거부하고 전액 반납한 것으로 확인됐다. 앞으로도 시설을 갖출 의지가 보이지 않는 대목이다.

익산시에 따르면 지난 2015년 5월에 시작된 메르스 사태 당시 익산지역은 원광대병원과 익산병원이 선별진료소를 운영했다. 선별진료소는 내원 환자들을 우선적으로 접촉해 감염병 의심 환자들을 선별해 조치하는 임시 시설이다.

이후 보건복지부는 선별진료소 운영기관에 음압격리병동 시설 설치를 위해 국·도비 지원을 결정했다. 이에 익산시는 원광대병원과 익산병원에 각각 3,600만원을 지원해 음압텐트 한 세트를 갖추도록 했다.

음압격리시설은 시설 내·외부의 기압 차이를 이용해 내부의 공기가 바깥으로 빠져나가지 못하도록 만드는 시설이다.

헌데 2017행정사무감사 자료에 따르면 원광대병원은 지원을 받아 정상적으로 시설을 갖췄으나 익산병원은 지원을 거부하고 국·도비를 전액 반납했다. 이에 확인결과 현재까지 익산병원은 음압격리시설을 갖추지 않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익산보건소 담당자는 “시설을 갖추는 게 의무사항은 아니며 익산병원의 경우 자체적으로 시설을 갖출 계획이 있어 임시방편인 음압텐트 비치를 거부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현재 원대병원과 보건소에서 음압격리시설을 보유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에도 사우디아라비아로부터 메르스 감염 소식이 날아드는 등 언제 다시 메르스 사태가 벌어질지 모르는 가운데 익산병원은 기본 시설조차 갖추기를 거부한 셈이다.

지역사회의 대형 의료기관으로서 비상사태를 대비한 시설을 일부러 갖추지 않는 것에 대해 곱지 않은 시선이 꽂히고 있는 배경이다.

익산병원 관계자는 “병원내부 공사 등으로 임시 시설 설치가 사실상 힘들었으며 이후 300병상 이상으로 확대될 경우 자체적으로 시설을 갖출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정완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