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56개 지자체 도입돼.. 양구·화천·성남 등 효과 톡톡

행안부 관련 법령 제정 돌입.. 익산시도 지금부터 준비해야

지역경제 근간인 골목상권의 활성화를 위해 지역 내에서 유통된 지역자본을 선순환시키는 제도인 ‘지역화폐’가 주목받고 있다.

전국 56개 지자체가 조례를 만들어 제도를 도입했고 강원 양구와 화천, 전남 담양, 성남 등 선도지역이라 할 수 있는 지자체들이 각각의 지역사랑상품권으로 지역경제 활성화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는 가운데, 문재인 정부가 국정과제 일환으로 관련법령 제정을 준비하고 있고 최근에는 송하진 도지사 역시 관심을 표명했다.

자영업자 비율이 40% 수준에 달하고 있는 익산의 경우 특히, 지역경제 선순환구조 구축을 위한 지역화폐 제도도입 및 성공적인 안착을 위해 탄탄한 준비에 나서야 할 필요성이 제기된다.

‘지역화폐’는 기존 화폐와는 다르게 일정한 지역사회 내에서만 통용되는 것을 말하는데, 특히 주민들이 물품과 서비스, 노동 등 서로의 자원을 교환하며 관계를 맺음으로써 공동체 및 지역경제 활성화를 실천하고 지역자본의 역외유출을 방지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현재 56개 (기초 55, 광역 1) 자치단체에서 지자체별 조례에 근거해 지자체가 발행하고 해당 지자체 행정구역 내에서만 사용 가능한 고향사랑상품권(지역화폐)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지난 9월 14일 행안부가 일선 지자체를 대상으로 마련한 ‘고향사랑상품권(지역화폐) 설명회’에서 나온 우수사례를 보면, 양구군은 상품권을 경품축제와 연계하거나 단체관광 여행사가 지역사랑상품권을 의무적으로 구입(1인 기준 당일 5,000원, 숙박 1만원)하도록 하는 방안, 출산 및 전입 장려금을 상품권으로 지급하는 방안 등을 추진하고 있다. 또 상품권을 정기적으로 구입하면 구매액의 1.2%를 포인트로 적립해 주고 상품권 3만원당 1장씩 주는 경품권 혜택을 준다. 상품권이 현금처럼 유통되기 때문에 양구구민들은 결혼식 축의금마저도 상품권을 활용하고 있다.

화천군은 산천어축제기간인 1월에 화천사랑상품권의 41.3%가 집중(2016년 기준 5억6,000만원) 판매됐는데, 화천군은 축제 입장료와 체험료 일부를 상품권으로 돌려주면서 관광객의 부담을 줄였고 관광객들이 다시 화천군 내 식당이나 시장을 방문하면서 오히려 역외 자금이 유입되는 효과를 봤다.

이외에도 청년배당 등으로 지급돼 지역 골목상권에 화기를 불어넣고 있는 성남시의 성남사랑상품권, 출산장려금으로 지급하는 전남 담양군의 지역사랑상품권 등이 대표적인 성공 사례다.

행안부는 이 같은 지역화폐(고향사랑상품권 등) 운영을 지원하기 위해 온누리상품권 뿐 아니라 고향사랑상품권으로 ‘지방공무원 복지포인트’를 30%까지 지급할 수 있도록 ‘지방공무원 맞춤형 복지제도 운영기준’을 개정하는 한편 지자체 재량에 따라 ‘아동수당’ 등 신규 도입 복지수당을 고향사랑상품권으로 지급할 수 있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또 고향사랑 상품권 불법 환전을 예방하기 위해 불법 환전 행위에 대한 과태료 부과 근거를 마련할 예정이며, 지자체의 고향사랑상품권 발행·운영비용을 낮추기 위한 방안도 함께 검토하고 있다. 현재 ‘(가칭)고향사랑 상품권 이용 활성화에 관한 법률’ 제정을 위해 관련 용역을 추진 중이다.

이 같은 지역화폐 제도가 성공을 거두기 위해서는 주민들이 고향사랑 상품권을 받아들일 수 있도록 작게 출발하되 상호 연대를 통해 점진적으로 확장해 나가는 접근방법이 필요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화폐와 같이 반복·순환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여건 조성, 전통시장에 국한되지 않는 사용처 확보 등이 선결 과제다.

이에 대해 익산시사회적경제지원센터 김현철 센터장은 “올해는 지역화폐 도입을 위한 연구 등 기초 작업을 하고 내년에 본격적인 기획 및 실행을 예상하고 있다”면서 “다음 주 화요일(24일) 연구모임부터 지역화폐 전문가인 파주 웅지세무대학교 이재민 교수를 초청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시 관계자는 “정부 차원에서 전자화폐 시범사업 등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면서 “다만 제도도입 및 추진과정에서 발생하는 문제점 등 시행착오를 최소화하기 위해 추진방안과 관련해 정부 차원에서 가닥이 잡히면 그에 맞춰 차질 없이 준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송승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