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판장·지원장·검사 모두 변호사와 서울대 동문 관계
전관예우·향판 폐해 우려.. 엄중하게 판단해 불식해야
오해를 무릅쓴 박경철 시장의 선택, ‘불의와 결탁’ 논란

지난 7일 박경철 시장에 대한 첫 재판이 열린 후 박 시장의 변론을 맡은 A변호사가 최근 퇴직한 전주지법 수석부장판사 출신으로 알려지면서, 이른바 '전관예우'나 '향판'의 폐해에 대한 우려가 적잖게 흘러나오고 있다.

특히, 박경철 시장 변호인 측이 첫 재판에서 고의성이 없음을 이유로 검찰의 공소사실을 대부분 부인하고 나서며 이후 치열한 법정공방이 예상되고 있는 가운데, 변호를 맡은 A변호사와 재판장인 이원신 부장판사, 군산지원 최인규 지원장, 사건을 조사한 전철호 검사 모두 서울대 출신이라는 점이 이러한 우려를 부추기고 있는 모양새다.

이리고(29회)와 서울대 법학과(86학번)를 졸업하고 전주지법과 광주고법 판사 등을 역임한 후 전주지법 수석부장판사를 마지막으로 지난 3월 변호사사무실을 개업한 A변호사는 이 지역에서만 근무해 온 지역판사, 이른바 ‘향판’ 출신 변호사다. 따라서 지역 내 또는 법원 조직 내부의 유착이나 결탁에 대한 우려가 뒤따르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아울러 수석부장판사 출신이라는 점에 비춰, 이른바 ‘전관예우’ 관행에서 자유롭지 못할 것이라는 것과, 박경철 시장 쪽도 이점을 노리고 변호인을 선임하지 않았겠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흘러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그간 지역 토착 세력과의 유착 등 부정적인 측면이 심심치 않게 드러나면서 일부 향판들의 폐해를 막기 위한 근본적인 제도 개선이 시급하다는 지적에 따라, 지난 8월 대법원은 2004년부터 운영돼 온 지역법관(향판) 제도를 폐지하기로 결정한 바 있다.

전직 판사 또는 검사가 변호사로 개업해 맡은 소송에 대해 유리한 판결을 내리는 특혜인 전관예우 또한 그간 수많은 폐단이 발생되면서 현재는 변호사법으로 일정부분에 대한 수임제한을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우려의 불씨는 여전히 남아 있는 상태다.

실제 박 시장의 변론을 맡은 A변호사는 재판장인 이원신 부장판사는 서울대 2년 선·후배 관계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최인규 군산지원장과는 서울대 동문인데다, 사법연수원 23기(사법시험 33회) 동기다.

이러한 관계가, 시민들 사이에서 전관예우나 향판의 폐해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흘러나오고 있는 주된 이유로 지목되고 있다.

시민 이 모 씨는 “판사와 변호사의 친소관계도 문제지만, 이 지역에서 오래 근무한 판사 출신 변호사가 변론을 하게 되면 봐주기식으로 진행될 공산이 커 보이는 것은 사실이다. 박경철 시장이 이런 오해를 무릅쓰고 변호사를 선임한 것은 불의에 결탁하려고 한것 아니냐. 법원은 사안이 사안인 만큼 엄중하게 판단해 신뢰감 있는 모습을 보여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송승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