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광대총학생회장 선거에서 패배한 ‘하이파이브’ 선거대책본부 학생들이 패배의 원인을 시민단체에 돌리며 거칠게 항의했다.

이들은 지난 17일 익산시민단체협의회 소속 희망연대 사무실을 방문해 사과를 요구한 데 이어 22일에는 “순수한 학생선거에 개입한 시민단체협의회는 해체하라”는 내용의 성명을 냈다.

학생회장 선거 이튿날인 지난 17일 ‘하이파이브’ 소속 총학생회장 후보로 출마한 박종열 시의원과 선거대책본부 학생 3명은 희망연대 사무실을 방문해, 익산시민단체협의회 집행위원장을 맡고 있는 이진홍 사무국장에게 공식사과를 요구했다.

이 과정에서 학생들이 욕설과 고성을 한 것으로 확인돼 논란이 일고 있다.

희망연대 관계자는 “대화과정에서 학생들이 불량한 태도로 욕설을 하고 소리를 지르는 등 행위가 몹시 좋지 않았다”며 “학생들은 시민단체협의회가 선거에 개입해 패배했다고 주장하며 공식 사과를 요구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학생들과 동석한 박 의원은 “시민단체의 성명 때문에 하이파이브 후보로 출마한 다른 학생들까지 낙선하는 피해를 봤다”며 “사과요구를 거절한 이진홍 국장에게 흥분한 학생들이 욕설을 한 것은 사실이나, 내가 옆에서 자제를 시켰다”고 해명했다.

시민단체 사무실 항의방문에 이어 학생들은 22일 공식성명을 익산시청 기자실에 배포했다. 성명은 “우리는 박 의원이 대학생의 목소리를 학교와 지자체에 전달해 부실대학 위기를 극복할 수 있다는 점을 장점으로 내세웠는데, 시민단체협의회가 성명을 발표한 후 무참히 무너지고 말았다”고 밝혔다.

이어 “시민사회단체에서는 대학신문사에까지 성명서를 배포하라고 요청했고, 같은 기호(1번)를 달고 나온 단과대 학생회장 후보자들까지 무너지는 결과를 낳았다”며 “박 의원과 같은 후보를 달고 나간 다른 후보는 어떤 잘못이 있어서 이런 상처를 받아야 하느냐"고 항의했다.

이에 대해 이진홍 집행위원장은 본지와의 통화에서 “의정활동에 전념해야 할 현직 시의원이 총학생회장에 출마한 것에 대해 지역의 시민사회단체가 입장을 표명하고 비판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라면서 “불순한 의도를 갖고 개입했다는 학생들의 주장은 어처구니가 없다”고 반박했다.

학생들은 또 “익산시민단체협 이진홍 집행위원장은 원광대 총학생회장 출신이기 때문에 누구보다 학생회선거를 잘 알고 있는데, 선거운동 기간 중 잠자코 지켜보다가 가장 중요한 시점에 성명을 발표해 우리를 무너뜨리는 악랄하고 야비한 전략을 썼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서도 김 위원장은 “박 의원의 회장후보 등록사실은 7일 오후에 알았고, 시민사회단체 차원의 입장 표명이 필요하다는 제안에 따라 10개 단체가 의논해 입장을 모으고 10일 성명을 발표한 것”이라며 “야비한 전략 운운하는 것은 말이 되지 않는다”고 일축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언론사에 성명자료를 보낸 것 밖에 없고 대학신문사에 성명서를 배포하라고 압력을 행사한 적이 없는데, 대학신문사를 방문해 자료배포를 요구했다는 주장은 터무니 없는 허위사실을 유포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경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