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일 소값 폭락에 항의하기 위한 농민들의 집회가 전국적으로 일어난 가운데, 익산지역 한우농민들도 이에 가세했다.

하지만 당초 서울로 올라가 청와대 앞에서 ‘한우반납’ 행사를 벌이려 했던 농민들의 계획은 경찰의 저지로 무산됐고, 전북도청 앞에서 행사를 대체하려 했지만 한우반납 행사는 못하고 집회만 열었다.

이날 집회에는 300여명의 농민들이 참여했는데, 익산에서는 한우협회익산지부 소속 농민 50여명이 참석했다. 한우협회 익산지부(지부장 김정호)에는 359명의 농민이 가입해 한우 2만여 두를 사육하고 있다. 한우사육농가 대부분이 지부에 가입한 상태다.

농민들은 지난해 380만원 하던 송아지값이 80~100만원 수준으로 떨어졌고, 사료값이 올라 손해를 보고 있다며 정부의 대책을 요구했다.

송아지를 구입해 만 24개월 후 출하 하는데, 1년 전 ㎏당 1만원이 넘었던 소고기값이 최근 7천500원 정도로 폭락했다.

또 최근 수년간 연이어 사료 값이 올라 두당 사료 값만도 매년 200~210만원씩 들기 때문에 적자에 허덕일 수밖에 없다는 것. 이렇게 되자 최근 육우 송아지를 1만원에 내놔도 안 가져간다는 말이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농민 K씨는 “사료 값 인상과 소 값 하락이 맞물리며 가격 폭락의 악순환이 계속되고 있다”면서 “정부는 대책을 세우기는커녕 자유무역협정을 체결해 농민의 생존권을 더욱 위협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에 따라 농민들은 30만두의 한우를 정부가 수매하는 것을 비롯한 가격 폭락 대책을 내놓을 것과 사료 값 인하 및 한미자유무역협정 철회를 정부에 요구하고 있다. 

한편 이날 집회 과정에서 익산농민들은 저지하는 경찰과 강한 실랑이를 벌였다.

한우협회 익산지부 관계자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 농민들은 금마면 미륵사지석탑 앞에서 모이기로 했고, 한우반납 행사에 참여하기 위해 소 한 마리를 실은 트럭(소차)을 가져왔다.

당초에는 전북지역 한우농민 결집장소인 전주시 호남제일문 앞으로 곧장 가기로 했는데, 경찰이 농장에서부터 저지했기 때문에 미륵사탑으로 방향을 돌린 것이다.

하지만 경찰이 농민 몰래 소차 한대의 열쇠를 빼 가져갔고, 나중에는 이 차량을 다른 곳으로 끌고 가 출발을 못하게 하는 등 행사 저지에 혈안이 돼 있었다고 이 관계자는 전했다.

이날 집회 참석농민은 “주인의 허락 없이 차 열쇠를 빼고 차량을 무단으로 이동시킨 것은 절도라며 항의했지만, 돌려주지 않았기 때문에 112로 차량도난신고를 했다”며 “이후 경찰이 차량을 가져다 놓고 말도 없이 갔다”고 말했다. 

김경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