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 이리역 모습

1912년 개통 당시 열차의 모습

익산역이 오는 6일을 기점으로 개통 100주년을 맞이한다. 동서남북을 연결하는 교통과 물류의 중심으로 자리매김했다. 이 과정에서 이리역폭발사고가 발생했고, 2014년 KTX 호남선 개통을 앞두고 현재 선상역사를 준비하고 있다. 오는 3월 6일 개통 100주년 기념을 앞두고 익산 역사의 중심부인 익산역의 역사를 조명했다.

◆ 우리나라 철도의 역사

우리나라 철도는 113년전, 개화기였던 1899년 9월 18일 노량진과 제물포(현 인천)간 단선철길 33.8km를 부설하고 증기기관차가 객차 6량을 달고 운전을 시작하면서 한국 철도사를 열었다.

우리나라 철도의 역사를 고찰해보면 123년 전인 1899년 구한말 당시 미국에 주재했던 주미대리공사 이한영이 귀국하면서 신문명의 이기인 기관차의 모형을 가져온데서 비롯됐다.

당시 철도 미개지였던 우리나라에서 철도부설권을 얻고자 미국, 프랑스, 일본, 독일 등이 치열한 경쟁을 벌였다.

그러나 한국 정부에 강압적인 영향력을 행사해왔던 일본인들이 온갖 수단을 다해 우리나라의 철도부설권을 독점하고 1897년 4월 3일 일본인들의 손에 의해 한국 최초의 경인선 철도공사가 착공됐고, 그로부터 2년 만인 1899년 완공을 보기에 이르렀다.

◆ 익산 철도의 역사

익산역은 1911년 3월 착공을 시작으로 지금으로부터 100년 전인 1912년 익산과 강경간 16.9리의 공사구간을 끝낸 3월 6일 대전과 익산이 개통되면서 시작됐다. 같은 날 익산과 강경간 호남선 철도와 군산과 익산을 연결하는 군산선 철도가 함께 개통됐다.

일본은 한일합병 후인 1910년부터 철도 부설권을 독점해 본선공사를 5개년 완성 계획으로 1910년 1월에 대전~연산 간 24.8리의 공사구간을 비롯해 8개 공사구간을 설정했다. 대전~익산역 개통 후인 1914년 1월 11일에는 정읍~전남 송정리 간 35.5리의 공사구간을 끝으로 대전~목포 간 호남선 철도 부설공사가 완료됐다.

전라선은 전북철도주식회사가 공사를 맡아 1914년 5월에 착공, 11월 12일에 준공과 함께 17일부터 전주까지 여객운송을 개시로 전라선 철도의 역무를 시작했다.

익산~여수 간 전라선 전 구간은 1937년 3월에 개통되기에 이르렀다.

◆ 대전 익산 간 복선 철도

전라선, 군산선, 호남선 철도 주변 일대의 공업단지에서 생산되는 공산품의 수송수요의 급증과 영산강 유역의 물동량을 감당하기 위해 복선화 사업이 계획됐다. 이 복선화 사업은 1차적으로 대전과 익산 간을 우선 개통시킬 목적으로 1968년 1월 1일 착공해 1978년 1월 10일 개통되기까지 사업비 106억9,600만원이 투입됐다.

대전조차장에서 익산역까지 88.6km를 8개 공구로 나눠 쌍선철도로 완전 복선화할 때까지 무려 10년이란 기간이 소요됐다.

현재의 익산역은 철길로 서울로부터 247.2km, 목포 171.8km, 여수 198.3km의 기점인 익산시 창인동 2가 1번지(익산대로 153)에 위치하고 호남선 상·하행선, 군산선, 전라선 등 철도의 요충지인 분계역이며 전라남북도의 교통 관문으로 자리하고 있다.

◆ 이리역폭발사고

이리역폭발사고는 익산역의 역사 상 빼놓을 수 없는 역사적 사건으로 기록되고 있다.

1977년 11월 11일 밤 9시 15분 경 천지를 진동시킨 폭음과 함께 온 시가지가 폐허가 되고 처절한 울부짖음이 울렸다.

철도 사상 유래가 없었던 대형 참사의 원인은 한국화약주식회사에서 생산한 화약 30톤(다이나마이트 등)을 적재한 화차가 수송 목적지인 전남 광주 방면으로 운행하던 도중에 일어났다. 익산역 구내의 입화4번선 철로에 머물고 있을 때인 11월 11일 밤 9시 15분 경, 화물의 안전운송관리를 위하여 동 화물에 탑승해오던 한국화약주식회사 호송원이었던 신문일이 화기를 잘못 취급해 일어난 사고였다.

사건의 원인은 화약수송원이 소주를 마신 후 열차 내에 촛불을 켜놓고 잠들었다가 촛불이 다이너마이트 포장 상자에 옮겨 붙어 발생했다.

한국화약주식회사와 철도청의 허술한 수송과정와 호송방법이 주요 원인이었다. 한국화약이 총포화약류단속법과 이에 따른 시행령 등의 규정을 무시한 채 다이너마이트 등 폭약과 뇌관 36상자를 실었고, 위험물 취급 무자격자를 동승하는 과오를 범했다.

철도청은 화약류는 되도록 도착정거장까지 직통하는 열차에 의해 운송되어야 한다는 철도운송규정을 무시하고 화확열차를 역 구내에 22시간 이상 방치했고, 위험표지판 부착이나 비상소화전 등의 방화시설을 제대로 갖추지 않았다.

이로 인해 16명의 철도공무원이 목숨을 잃었고 수천명의 부상자와 수백억의 재산피해를 발생시켰다.

◆ 익산역 기념관 필요하다

보석의 도시, 석재의 도시 등은 익산의 대표적인 브랜드로 꼽히고 있다. 익산역 역시 충청과 전라, 경상을 잇는 분기점 역할을 하면서 교통의 도시 익산이라는 브랜드와 함께 개통 100주년을 맞이한 익산역에 기념관 설립이 필요하다는 여론도 나온다. 특히 이리역폭발사고는 철도 역사상 빼놓을 수 없는 사건으로 기록되면서 100주년 역사와 함께 기념관이 필요하다는 의견이다. 특히 한화그룹이 폭발사고의 주범으로, 폭발사고 희생자들과 익산시민들에 대한 속죄의 징표를 길이 남겨야 한다는 지적은 오래전부터 있어 왔다.

교통과 물류, 동서남북을 잇는 주요한 거점으로서 익산역이 한국의 경제발전에 기여한 바도 클 뿐만 아니라 이리역폭발사고를 기념하기 위한 기념관과 추모탑은 한화그룹이 나서서 설치해야 한다는 여론에도 한화그룹은 아직도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다.

오삼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