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은 왕궁 한센인정착촌에서 정착민들이 마구잡이로 버린 돼지똥으로 가득차 시커멓게 보이는 주교제 항공 사진. 저수지의 수위가 돼지 분뇨로 넘쳐나 적은 비에도 많은 양의 돼지분뇨가 범람하고 있다.

작은 비에도 순간 범람하는 양 수만톤

익산천과 만경강 등 생태계 파괴 심각

왕궁축산단지에서 수십년간 버려온 돼지 분뇨가 쌓인 주교제에서 범람하는 사태가 자주 일어나고 있다.

적은 비가 와도 순간적으로 범람하는 분뇨의 양이 수만톤에 달해 익산천과 만경강의 생태계 파계가 심각하다. 대책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지난 3일 밤부터 다음날 오전 8시까지 전날 내린 비로 인해 수만톤의 돼지 분뇨가 왕궁축산단지 주변 주교제에서 범람했다. 이로 인해 분뇨가 왕궁에서 익산제2공단 방향으로 뻗은 익산천과 만경강을 지나 새만금으로 유입되는 사태가 발생했다. 익산천을 비롯한 만경강 오염은 물론 일부지역에서는 물고기가 폐사하기도 했다.

1949년 처음 조성된 왕궁축산단지에서는 한센인들이 정착하면서부터 돼지를 키워왔다. 이들이 60여년간 마구잡이로 방류한 돼지 분뇨는 인근 저수지 주교제를 가득 채워 수년 전부터 저수지를 범람하는 사태까지 이르렀다.

하지만 익산시는 현재까지 이에 대한 아무런 대책마련을 하지 못한 채 지켜만 보고 있는 실정에 있다.

특히 한센인들은 오랫동안 분뇨를 마구잡이로 흘려보낸데 대한 아무런 죄의식을 갖지 못한 채 강경한 입장만 보이고 있으나 익산시가 행정조치를 취하지 못한 게 원인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지난 1월 31일 익산시는 국비를 확보하고 총 228억원을 들여 익산천 생태하천 복원사업 기본 및 실시설계 용역을 착수하고 보고회를 연 바 있다.

익산시는 가축분뇨 등으로 오염된 주교제와 용호제 학평제 3개 소류지 및 익산천을 준설하고 자연형 생태습지, 하천으로 복원, 2015년 완공을 목표로 용역을 진행 중에 있다.

하지만 이 세개의 저수지 면적은 총 145,162㎡(5만여평)로 이곳에 60여년간 축적된 분뇨의 양은 이루 헤아릴 수 없는 상태다.

게다가 용역을 완료하고 사업을 착수하는 올해 11월까지 수개월이 남아 있다.

적은 비에도 수만톤의 분뇨가 범람하기 때문에 봄철 잦은 비와 여름 장마의 경우 지속적인 범람이 예상되고 있어 이에 대한 대책마련이 절실한 상황에 있다.

게다가 지난달 16일 부분준공한 인근의 가축분뇨처리사업소에서도 이곳 관리에 대한 책임이 없고 익산시가 관리하고 있는 저수지의 돈분 범람에 대한 아무런 예방 계획을 세우지 않고 있다.

이로 인해 생태계 파괴, 익산천 주변 도로에서의 극심한 악취 등의 위협요인이 상존하고 있다.

오삼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