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마트 익산점이 '교통영향분석 및 개선대책 수립보고서'와 설계도를 완료하고 증축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져 지역사회에 거센 반발과 파장이 일고 있다. 익산시 상인연합회를 비롯한 영등상가번영회와 익산시가 집단대응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로 인해 소상인들의 도산 및 교통대란 등이 우려되고 "배 부른 이가 가난한 지역 상권을 잠식하고 더 먹으려는 처사는 지탄받아야 한다"는 도덕적 비난과 함께 반발이 거세고 있다.

◆ 롯데마트 증축, 그 숨은 ‘꼼수’

롯데마트 측은 지하 1층과 지상3층의 디지털 매장, 4층의 주차장을 합해 모두 8층으로 현재의 건물 앞쪽 주차장 부지에 증축하겠다는 계획이다.

롯데마트는 디지털 매장을 준비한다는 명분을 내세우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영등상가번영회(회장 홍정욱)는 그들이 꼼수를 내세워 아울렛 매장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지난 22일, 영등상가번영회 회원들에 따르면 롯데마트는 현재 광주, 수원, 청주, 김해, 부여 등에 대형마트와 더불어 아울렛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면서, 롯데마트 익산점이 백화점이 들어가지 못하는 규모의 도시에 주력사업으로 대형 의류매장인 아울렛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고 밝혔다. 롯데마트 측이 한개 층당 500여평에 3개 층을 합하면 총 1천500여평의 면적에 현재 있는 2층의 디지털 매장을 옮긴다는 계획은 '꼼수'라면서 실제적으로는 대형 아울렛 매장을 준비하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를 나타냈다.

롯데마트 측이 아울렛 매장을 준비할 경우 롯데마트 주변 의류상가를 비롯한 익산의 많은 의류매장의 도산은 불보듯 뻔하고 유통 생태계가 파괴된다는게 영등상가번영회원들의 주장이다.

◆ 지역 소상인 죽이는 롯데마트

익산 시민들이 롯데마트 익산점으로부터 물건을 사들인 연간 매출액은 900여억원에 이른다.

지역민들이 지역의 소상인들로부터 물건을 매입할 경우 이 금액은 지역에서 다시 순환되는 '선순환 경제구조'를 통해 지역경제에 활력을 불어넣지만, 롯데마트는 이 금액을 서울 본사로 모두 유출시켜, 지역의 자금 외부유출로 인한 지역경제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

롯데마트의 입점으로 인해 지역경제의 선순환 구조가 붕괴되기 시작한지 이미 오래다.

그런데 이 대형마트가 증축되면 지역경제 선순환 구조가 더욱 더 파괴되고 지역의 유통구조 역시 파괴돼, 시민들은 대기업들 경제구조의 노예가 되고 만다. 결국 지역 소상인들은 하나 둘씩 생계를 잃어가게 된다.

지역의 소상인들이 도산하게 된 후 대기업형 마트들이 가격을 올려도 시민들은 어쩔 수 없이 비싼 가격에 구입할 수 밖에 없는 처지가 되면서 대기업의 횡포에도 아무런 대책이 없는 상황에 이르게 된다.

◆ 부도덕한 롯데마트 ‘비난’

익산 롯데마트가 영업을 시작한지 4년이 넘도록 보존등기를 마치지 않아 1억여원이 넘는 지방세를 납부하지 않은 채 배짱영업을 했다.

등록세도 내지 않던 부도덕한 롯데마트였기 때문에 이들에 대한 시민들의 비난 여론은 더욱 거세다.

지난 2001년 개점 이래 2007년까지 롯데마트 등은 수억원대에 달하는 등록세도 내지 않고 있었다. 등기를 하지 않으면 등록세를 내지 않아도 되는 당시 현행법을 악용해 “부도덕한 롯데마트”라는 비난을 받았다.

롯데마트가 익산 소상인들로부터 가장 크게 받는 것은 도덕적 비난이다. "배 부른 돼지가 더 먹으려 한다"는 상인회 관계자의 비난의 목소리다.

◆ 주차난 심각해도 시민 외면

롯데마트 익산점은 또 롯데마트 출구에서 나오는 차량과 검품장을 이용하는 롯데마트 트럭 등이 맞물리면서 병목현상이 일어나 극심한 교통체증을 불러오고 있다.

하지만 롯데마트 익산점 측은 아무런 대책도 세우지 않은 채 '나 몰라라' 하고 있다.

특히 롯데마트 뒤편 검품장 입구 도로는 롯데마트 도로가 아닌 차량을 위한 전용도로인데 롯데마트가 점유하다시피 사용하고 있어 역시 교통체증의 주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 상인연합회 긴급 대책회의

전통시장의 현대화를 촉진시켜 유통산업의 균형 있는 성장을 도모하기 위해 지역상권 중심시장, 빈점포율이 낮은 시장, 상권회복이 가능한 시장에 대해 지방자치단체가 인정을 하는 시장을 '인정시장'이라고 한다.

롯데마트 주변의 경우 규모나 가구 수는 인정시장의 조건이 가능한 것으로 분석된다. 인정시장으로 등록하려면, 도소매가 가능해야 하고 점포수가 50개 이상이 되어야 한다. 토지면적 합계가 1,800㎡가 되어야 한다.

토지주나 건물주의 승인만 뒤따르면 인정시장으로 가능하다. 익산시에 따르면 현재 롯데마트 주변은 이러한 조건이 충족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인정시장 인정이 가능한 것으로 보인다.
상인들이 구심점이 되면 인정시장으로의 인정이 충분히 가능하다는게 익산시의 해석이다.

영등상가번영회 임원들은 “인정시장으로 등록해 지역상인의 힘을 한데 모아 대응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한편, 지난 23일 익산 전통시장 및 상인연합회 회장을 비롯한 회원들은 익산시의회 박종대 의장을 만나 긴급 대책을 논의했다. 이 자리에서 법적인 충분한 대응 방안, 익산시의회 차원의 결의안 채택, 한 목소리를 내기 위한 집단 행동에 관해 논의하고 적극 대응키로 의견을 모았다.

오삼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