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직경찰이 임차료를 주지 않는다는 이유로 임차인이 짓고 있는 4천여평에 있는 조경수를 갈아 없는 사태가 발생했다. 임차인은 현직경찰 A씨를 재물손괴 혐의로 검찰에 고발, 파장이 일고 있다.

지난달 23일 익산경찰 A씨는 부친의 사망으로 상속받은 왕궁면 소재 3,800여평의 땅에 식재해 있던 사철나무와 회양목 등에 대해 임대료를 주지 않고 옮겨심지 않는다는 이유로 임차인 B씨 주장 1억1,900만원 상당의 나무를 트렉타를 이용해 임차인 B씨에게 통지하지도 않고 갈아 엎었다는 것이다.

임차인 B씨는 2009년 6월 9일부터 올해 3월 31일까지 논 소유주 C씨와 임대차계약을 맺고 조경수를 경작해 왔다. 지난해 8월 논 소유주 C씨가 사망하자 장남인 익산경찰관 A씨가 상속을 받았다. 임차인이 지난해 계약을 맺은 당시 선불해야할 임차료 570만원을 주지 않자 "임차료를 지급하고, 부동산에 식재된 수목을 수거하며 부동산을 인도할 것"을 구하는 민사소송을 제기 승소판결을 받았다.

이후에도 임차인 B씨는 나무가 팔리지 않자 조금씩 나무를 자신의 밭으로 옮기는 중이었다.

임차인 B씨에 따르면 올해 5월 14일 아침 경찰관 A씨로부터 임차료 독촉과 부동산 인도 요청 전화가 왔다. 5월 30일 안에는 임대료와 변호사비를 준다고 했지만 경찰관 A씨가 밭을 갈아엎었다는 것.

5월 23일 임차인 B씨는 경찰관 A씨가 철죽을 심은 논을 갈아엎었다는 소식을 듣고 현장에 도착, 당황한 임차인 B씨는 112에 두차례 신고를 하고 왕궁파출소에 현장보존을 요구했지만 이도 묵살당했다고 주장했다.

민법에 따르면 재산을 강제 집행하려면 반드시 법원 집행관 입회 하에 집행관에 의해서만 강제집행 할 수 있다. 하지만 익산경찰관 A씨는 이 과정을 거치지 않은 채 임차인 주장 1억원 상당의 재물을 손괴해 적법성 여부에 대해 현재 익산경찰이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경찰관 A씨는 "지극히 개인적인 일이기 때문에 답변하고 싶지 않다"면서 인터뷰에 응하지 않았다.

임차인 B씨는 "돈이 없어서 임대료를 주지 못하고 판로가 없어 철죽을 옮겨심지 못한 것 때문에 이렇게까지 남의 재산을 함부로 손괴하는 경찰을 어떻게 이해해야 할지 도무지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임차인 B씨는 "익산경찰서가 익산경찰관 A씨를 수사하는 것에 문제가 있다"면서 "검찰에 다시 고발장을 제출했고 검찰의 엄정한 수사를 바란다"고 밝혔다.                          

오삼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