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대 남성, 돌봐주겠다며 교묘히 접근 후 성폭행.. 

13세 때 첫 아이 낳고 학교 그만 둔 후 둘째 출산, 

공무원·경찰 수사거부에 조사중단, 2차 피해 나타나

만 16세 소녀가 두 아들의 엄마가 됐다. 첫아이는 소녀가 중학교 1학년인 2009년 임신해 이듬해 출산했다. 소녀는 다니던 학교를 그만두고 아이를 키웠다.

그는 지난해 또 임신을 했는데, 올해 3월 둘째를 낳았다. 고등학교 1학년 나이에 두 아이의 엄마가 된 것이다. 영화에서나 있을법한 사랑이야기 같은 것이라면 다행일 테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았다.

가엾게도 장애인 소녀 A양은 어둡고 추악한 성범죄의 피해자였다. 그것도 자기 어머니와 사실혼 관계에 있던 내연남의 아이를 출산한 것이다.

지적장애인 부모 사이에서 태어나 장애를 대물림 받은 A양은 2009년 부모가 별거하자 지적장애 2급인 어머니(36)와 함께 익산시 평화동의 단칸방에 살고 있었다.

생활 수단은 장애수당과 기초생활수급비로 지급되는 월 백여만 원이 전부.

어렵게 살아가는 모녀에게 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우게 된 것은 부모가 별거 후 얼마 되지 않았을 때다.

특별한 직업이 없는 40대 남성 송씨는 이들 모녀에게 접근해 어머니와 내연관계를 유지하며 A양을 상습적으로 성폭행했다. 겉으론 돌봐주는 척 했다.

2009년 10월 어느 날 송씨는 중학교 1학년이었던 A양이 학교에서 돌아와 옆에서 잠을 자고 있는 모습을 보고 범죄자의 본색을 드러냈다.

그는 이날 자고 있는 내연녀의 딸을 성폭행한 이후 줄곧 강제로 성관계를 맺었다.

13세 나이에 의붓아버지나 다름 없는 남성의 아이를 임신한 A양은 이듬해 첫 아이를 출산하고 학교를 나와 육아에 매달렸다. 그리고 다시 지난해 둘째 아이를 임신, 올 3월 출산했다.

주민들은 "모녀가 지적장애를 앓고 있는 사회적 약자라는 점에서 더욱 안타깝고 분노를 느낀다"고 말한다. 

게다가 첫째 아이를 임신했을 당시 이웃주민들의 신고로 주민센터 복지담당 공무원과 복지기관(굳네이버스 전북서부아동보호기관)에서 이미 그 사실을 알고 있었고 곧바로 경찰에서도 사건을 인지했만 수수방관했다. 2차 피해를 막지 못한 이유다.

2010년 이전부터 사건을 알고 있었던 굳네이버스 관계자에 따르면, 당시 주민센터 공무원과 경찰이 이 사실을 알고 조사에 착수하기도 했다. 하지만 경찰은 조사과정에서 A양의 어머니가 사건의 확대에 반대하고 진술을 거부한다며 조사를 중단했다.

지적장애을 앓고 있는 모녀의 말만 믿고 범죄수사를 그만 둔 것이다.

이 관계자는 또 A양을 보호시설(그룹홈)로 보내려고 했지만 모녀가 극렬히 반대하고, 입소 후에도 수차례 도망가는 등 장애인의 인권보호 차원에서도 강제할 수 없는 어려움이 따랐다고 밝혔다. 경찰은 최근 재조사과정에서 송씨가 범행사실을 강하게 부인했지만 친자확인을 위해 구강 상피세포를 채취하자 범행을 자백했다고 밝혔다. 채취한 세포는 국립과학수사연구소로 보냈다.

다만, 송씨는 첫째는 자신이 임신시켰지만, 둘째는 자신의 아이가 아니라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 경찰은 딸에게 또 다른 남성(20)이 있었다는 어머니의 진술을 확보, 신병확보에 나섰다.  한편, A양은 보호시설에 입소하라는 권유를 거부하고 어머니, 어린 두 아들과 함께 집에서 머물고 있다. 

정완창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