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농자금 대출이자 감면과 쌀 다섯가마니 지원이 고작

재해보험, 가입면적 70% 이상 피해만 지원, 농가 발 동동

제15호 태풍 볼라벤의 영향으로 익산시 오산면, 춘포면, 동산동, 망성면 등 주요 평야지역의 2모작 농가에서 백수현상으로 인한 농가피해가 속출하고 있어 이에 대한 정부지원이 절실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벼 백수(白穗)피해란 벼 이삭이 패는 시기에 강풍으로 벼가 마르면서 이삭이 익지 않은 채 하얗게 쭉정이만 남는 현상으로 2010년 태풍 '곤파스' 당시 충남 서산과 태안 일대에 대규모로 발생해 농가에 막대한 피해를 줬었다.

현재 익산시농업기술센터에 접수된 피해현황에 따르면 익산시 농가 전체면적 1만8,000헥타아르 중 3,460헥타아르로 20여%의 농가가 피해 접수를 한 것으로 나타났다.

모든 지역에서 전체적으로 피해가 일었고, 주요지역으로는 오산면과 춘포면, 동산동, 망성면 등이다. 면적으로는 오산면이 피해규모가 가장 컸고 망성면의 경우 320헥타아르 피해를 입었다. 벼 백수피해는 태풍이 지나간 직후에는 제대로 확인되지 않고 통상 1주일가량 지나야 정확한 규모를 파악할 수 있어 피해가 확산될 우려가 크다.

익산시에 따르면 현재로서 가능한 지원은 약간의 농약 비용(재난때 정부가 지원하는 금액, 국도시비 포함)와 피해가 심할 경우 대체작물을 심는 비용인 대파비만 지급하고 있다.

농가에 전체 농사면적의 50% 이상 피해가 발생할 경우에는 농협에서 영농자금으로 대출한 농가당 1천만원에 대한 이자 감면과, 피해가 심한 농가에 대한 쌀 5가마니 상당의 금액 지원이 전부여서 농민들의 시름이 깊어가고 있다. 익산시에 따르면 현재로서는 이 밖의 정부 또는 시의 지원책이 전무하다.

재해보험의 경우 익산시 전체면적 1만8천헥타르 중 10여%(1,900헥타아르)만이 재해보험에 가입되어 있다. 이번 피해신고접수 면적이 3,460헥타르에 비해 54% 밖에 가입하지 않아 나머지 46% 농가는 발만 동동 굴러야 할 처지에 있다.

특히 피해가 심한 2모작 논의 경우 평균적으로 6월 15일 이양했고, 재해보험 가입기간도 6월 22일까지로 기간이 짧아 시기를 놓쳐 재해보험에 가입하지 못한 농가가 많아 보상을 받지 못하는 농가도 많다.

또한 재해보험에 가입할 경우 벼 피해에 대해서 보상받을 수 있지만 수확 이후 수확량에 따라 보상하기 때문에 현재로서는 보상금액도 예측하기 힘든 처지에 있다. 재해보험에 가입했다 하더라도 대파비로 보상받을 수 있는 것은 가입면적의 70% 이상의 피해가 있어야만 보상을 받을 수 있고, 중복피해가 있을 수 있어 실제로 농가가 보상받을 수 있는 부분이 현저히 적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밖의 정부 지원과 보상 외에는 아무런 대책이 없기 때문에 피해농가는 망연자실해 있는 상태이고, 정부지원을 절실하게 기대하는 것 외에는 아무런 대책이 없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한수 익산시장은 지난 3일 춘포면 소재 익산농협 RPC에서 피해 농민들과 긴급 대책회의를 열고 서규용 농식품부장관에게 백수피해의 심각성을 알려 특별 재해지역으로 선포해 농업인을 지원해 줄 것을 지속적으로 건의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이 시장은 농가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는데 따른 정부지원 외 익산시 차원의 지원책에 대해서도 관계공무원들과 논의하겠다고 밝혔다.

익산시농업기술센터(소장 류문옥)는 "백수피해를 받은 농가에 서둘러 벼이삭도열병과 세균성벼알마름병, 잎집무늬마름병과 함께 혹명나방 등 살충제를 섞어 병해충 방제를 철저히 해주어야 2차 피해를 줄일 수 있다"면서 병해충 방제에 최선을 다해 줄 것을 당부했다.           

오삼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