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원광대 J교수의 인건비 착복 사건이 검찰에 송치된 가운데 인사권을 쥐고 있는 학교법인(원광학원)의 부적절한 인사행정이 뒤늦게 비판의 대상이 되고 있다.

올 4월부터 J교수의 혐의를 조사한 익산경찰은 지난달 13일 영장을 청구했지만 17일 법원으로부터 기각당한 뒤 같은 달 23일 기소의견을 달아 검찰에 송치했다.

경찰에 따르면 J교수는 도주우려가 없어 구속되지는 않았지만, 정부와 기업으로부터 연구용역을 받아 학생들을 연구원으로 채용한 뒤 인건비 등 2억1천만원을 가로챈 혐의를 받고 있다.

이전에도 원광대는 연구비 횡령이나 배임사건이 끊이질 않았는데, 이 같은 배경에는 교수 임면권을 갖고 있는 학교법인이 도덕적으로 부적절한 인사들을 재임용 하고 있는 것도 한 몫 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연구기자재 납품 대가로 업체로부터 수천만원을 받은 혐의로 2007년 징역1년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은 의대 윤모교수는 현재 연구소 소장으로 재직하고 있다.

또 한의대에서 석박사 과정에 있는 개업의로부터 금품을 받고 논문 작성에 필요한 실험을 대행해주거나 학위를 받게 해준 한모 교수와 류모 교수도 교수로 재임용됐다.

한모 교수는 2008년 징역2년에 집행유예 3년, 추징금 1억9천800만원을, 유모 교수는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 추징금 2천600만원을 선고 받았다.  

아울러 원광보건대에서 서류위조사건으로 해임된 박모 교수는 원광대 행정직 직원으로 채용된 뒤 같은 대학 병원에서 행정직 간부로 근무하고 있다.

이들은 금고 이상의 형을 받아 당연 퇴직 처리됐는데, 일부는 퇴직처리가 되지 않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으며, 2008년 광복절 특사로 사면복권된 것으로 알려졌다.

원광대학교 교원인사팀 관계자는 지난 1일 본지와의 통화에서 "규정에 어긋나지 않게 심사했던 것으로 알고 있다"며 "연구 실적 면에서 우리학교에 필요했던 분들이다"고 말했다.

문제는 학교내 인사위원회 및 총장 승인을 거쳐 최종적으로 교원을 임명하는 학교법인 이사회다.

사립학교법에 따라 재단 이사회는 교원의 임명 및 파면 권한을 갖고 있는데, 여기서 재임용을 승인하기 때문이다.

현재 교원은 고등교육법, 사립학교법, 교육공무원법, 국가공무원법에 따라 금고 이상의 실형을 받고 집행이 끝났거나 집행하지 않기로 확정된 후 5년이 지나지 않았을 경우, 집행유예 기간이 끝난 후 2년이 지나지 않을 경우, 선고유예기간에 있는 경우, 법원판결이나 법률에 따라 자격이 상실되거나 정지된 자는 자동 퇴직처리되고, 이 기간 중에는 임용될 수 없도록 하고 있다.

그런데 이사회가 범죄자들이 사면복권이 됐다는 이유로 도덕적으로 물의를 일으킨 인사들을 구제해주고 있는 것이다.

게다가 학교법인은 정관의 규정을 통해 총장에게 교원 임면권을 줄 수도 있지만 아직도 인사권을 행사하고 있다. 원불교 정신으로 세워진 종립대학으로서 원광대, 이를 운영하는 학교법인이 도덕적으로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김경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