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명 다한 건물과 낙후된 시설, 선호도 낮고 통학 불편

가까이 지원중과 동중, 신설보다 이전 재배치가 합당해

교육청, 배산지구 초등학교 부지 중 한 곳에 이전 검토 

지난 6일 모현도서관에서 열린 신도심 교육수요 대응을 위한 토론회에서 이리남중학교의 모현동 이전논의가 급물살을 탔다.

모현동과 송학동의 택지 개발이 가속화되면서 익산 서부권에는 시내 인구의 30% 이상이 밀집해 있고 앞으로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중학교는 단 두 곳에 불과해 신설 필요성이 제기돼왔다.

또한 남중학교는 1962년 개교해 건물 수명이 다했고 인근에 지원중과 동중이 위치해 있으며, 상대적으로 낙후된 시설과 불편한 통학요건으로 선호도가 낮아 매년 신입생 배정 후 학부모들의 불만이 컸다.

이에 따라 지난 9월부터 남중의 이전 방안이 교육청과 학교, 동창회 등을 중심으로 본격 추진됐다.

◇ 생활권 교육 보장해야

토론회에서 주제발표에 나선 김연근 도의원은 익산시 학령인구가 갈수록 줄어들고 있는데도 학교는 늘어나고 있는 현실을 지적한 뒤 "서부 신도심의 인구 과밀화로 영등동과 부송동 지역 학교로 멀리 통학하는 학생이 670여명에 달하고 앞으로 더 많아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진단했다.

이어 "통학시간이 길어지면서 학교폭력 문제도 생길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남중은 시설이 낙후되고 교통도 불편해 익산시 중학교 중에서 선호도가 가장 낮은 학교”라며 “학생 수가 줄어드는 추세를 감안한다면 중학교를 새로 짓는 것보다 지금의 남중을 이전하는 것이 해법”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남중학교를 서부권으로 빼가는 상황이 돼서는 안 된다”며 “이전하게 된다면 그 지역의 학생들의 통학권을 보장하고 지역 공동화 현상에 철저히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 근시안적 임시방편 안돼

첫 번째 토론자로 나선 익산교육네트워크(가칭) 강유희 준비위원장은 남중학교 이전에 반대했다.

강 위원장은 "학생 수가 주니 학급 수도 매년 줄어 빈 교실이 생기고 교직원은 남아돌고 있다"며 "이런 상황에서 막대한 예산을 써가며 남중을 이전한다는 것은 불합리하다"고 말했다.

이어“1개 학교의 이전으로 모든 교육 불만이 해소될 수 없으며 이전 취소에 따라 절감된 교육재정은 지역 교육발전을 위해 쓰여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신도심 교육수요는 원여중, 이리중 등 기존 학교의 학급을 늘려 해결하는 것이 낫다"며 "이렇게 되면 남는 교실 및 교원 문제를 해소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제안했다.

◇ 제도 개선과 도심 공동화 대책 필요하다 

익산시의회 손문선 의원은 "부송동 영등동 지역 학생들이 동부지역으로 학교가 배정되면 한숨부터 나오고 가정불화로까지 이어진다”며 “이렇게 교육 불균형이 심화된 이유는 인구가 유입될게 뻔한 신도심 택지 개발 과정에서 초등학교는 교육기관과 협의를 거쳐야 하나 중학교는 협의 대상이 아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또 "인천시는 원도심의 9개 학교를 2016년까지 신도심으로 이전할 계획이 있고 여수시에서도 세 개 학교를 2015년까지 이전할 계획이다"며 "학교를 이전하게 되면 지역사회 갈등이 표출되고 도심 공동화 가중 등 반대여론도 만만치 않으므로 다각적 검토와 대책을 교육정책 차원에서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 최적의 입지 요건 갖춘 곳 선택해야

전북발전연구원 이창현 부원장은 익산시의 규모가 2개의 도심을 가질 수 있는 도시라는 점을 감안하고 체계적인 도시계획에 따라 공공문화체육시설 가운데 하나인 학교시설의 입지를 선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학교를 신설하거나 이전할 곳을 정할 때 주변 환경이 중요한 변수로 작용한다”며 “보행자 전용도로, 자전거 전용도로, 공원 및 녹지축과 연계돼 있는지, 동시에 2Km 내외 수준의 도보 가능한 통학거리, 스쿨버스의 보유, 버스의 노선 등 가능한 모든 자료를 검토해 최적의 위치를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 교육청, 이전 검토중 

도교육청 이승일 행정과장은 먼저 지원중학교의 이전 사례가 당시에는 너무 당연했으나 지금에 와서는 잘못된 결정이었음을 반성한다고 운을 뗀 뒤 남중학교 이전 방안에 대해 교육청의 입장을 밝혔다.

이 과장은 "교과부의 학교 신설 기준은 18학급 이상, 학급당 35명인데 익산 서부권의 경우 증가학생은 835명으로 24학급 규모의 신설 기준을 충족하고 있다"며 “익산시는 1개 학군이며 전체 학생 수가 감소하는 상황에서 신설보다 이전이 타당하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남중의 입지조건, 통학조건, 시설조건, 재정조건을 검토한 결과 이전 재배치학교로 적합하다”며 “이전할 부지를 검토한 결과 초등학교 땅으로 지정된 두 곳 중 배산에코르 아파트 앞쪽이 적정하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말해 학교 이전작업이 상당히 진척되고 있음을 내비쳤다.

정완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