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정 제기되자 “취하하면 개정하겠다”는 입장

왕궁 주얼팰리스 운영규정이 근로자의 취업을 부당하게 방해하고 있어 말썽이다. 주얼팰리스 측은 규정의 문제점을 인식했음에도 불구하고, 문제제기를 한 근로자의 진정 취하를 개정의 조건으로 내걸고 있다.

2004년부터 2015년까지 주얼팰리스 입점업체에서 근무했던 A씨는 지난해 새 직장을 얻었다. 하지만 10월 18일 첫 출근과 동시에 근무가 중지됐다.

주얼팰리스 운영관리요령상의 ‘6개월 이상 근무한 판매직원은 퇴직일로부터 5년 동안 주얼팰리스의 타 업체 근무를 금지한다. 단, 그 이전이라도 종전 근무업체 대표의 동의서 제출시에는 가능하다’는 규정 때문이었다.

이미 이전 업체에서 퇴사한 지 3년이 다 돼가고 업종도 다를뿐더러 관련 규정을 전혀 알지 못했던 A씨는 사태를 원만히 해결하고자 종전 근무업체의 동의서를 요청했다. 하지만 이뤄지지 않았다.

그러자 하루아침에 새로 채용한 직원을 잃게 된 새 업체는 주얼팰리스 협의회 측에 ‘A씨가 근무했던 업체는 1층의 주얼리업체이고, 당사(새 업체)는 2층의 기능성 침구업체이기에 동종업계에 피해가 없다’는 점을 들어 선처를 요청했다. 하지만 이 역시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이에 A씨는 익산고용노동지청에 근로기준법상 취업방해를 이유로 진정을 냈다. 주얼팰리스 운영규정이 취업의 자유를 부당하게 제한하고 있다는 게 A씨의 주장이다.

이에 대해 주얼팰리스 협의회 측은 규정의 문제점을 인정하면서도 A씨의 진정 취하를 관련 규정 개정의 조건으로 내걸었다. 협의회는 지난해 12월 21일 이사회 이후 “A씨가 진정을 취하하면 1월 중에 개선하고, 취하를 하지 않으면 관련법규에 따른 처벌도 감수하겠다”는 입장을 새 업체 측에 전달한 것으로 확인됐다.

주얼팰리스 협의회 관계자는 “A씨가 진정을 취하하면 1월 중에 총회를 열어 관련 규정을 개선하기로 업체 대표들과 내부적으로 이야기가 됐다”면서 “사태가 원만하게 해결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A씨는 “처음에는 그저 원만하게 해결될 거라고 순진하게 믿었는데, 차일피일 미루면서 문제가 해결되지 않고 있다”면서 “지금으로서는 주얼팰리스에 취업을 하지 않는 한이 있더라도, 잘못된 규정으로 인해 더 이상 피해를 받는 근로자가 생기지 않아야 한다는 마음뿐”이라고 피력했다.

익산고용노동지청 관계자는 “주얼팰리스 협의회 측이 문제점을 인식하고 있어 가급적 진정인이 취업을 할 수 있는 방향으로 접근을 하고 있다”면서 “만약 원만한 해결이 되지 않는다면, 최종적으로는 검찰에 송치돼 법 위반 여부에 대한 판단을 받게 된다”고 밝혔다.

송승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