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보>미륵산을 사랑하는 모임(이하 미사모)과 익산고도육성주민협의회(이사장 민두희, 이하 주민협)가 세계문화유산 보존을 위한 군사시설 이전 필요성을 논하는 두 번째 공청회를 열고 제7공수특전여단의 이전을 재차 촉구하고 나섰다.<2019년 2월 18일, 2월 25일 보도>

미사모와 주민협은 지난 2월 19일에 이어 3월 6일 금마면 행정복지센터에서 공청회를 열고 세계문화유산 보존의 당위, 군사시설로 인한 극심한 주민불편, 관광 활성화 저해, 일제 잔재 청산 등 7공수 이전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아울러 이들은 이날 ‘미륵산의 군사시설 이전을 촉구한다’는 내용의 결의문을 발표하고 대시민 서명운동에 돌입했다.

미사모와 주민협에 따르면, 금마는 일제강점기에 일본을 위한 헌병대가 주둔한 지역이었고 해방 이후 역사성을 복원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제2훈련소(지금의 육군훈련소) 27연대와 7공수여단 등 군사시설이 자리를 잡음으로써 아직도 군사지역으로 남아 있는 상태다. 이러한 일제 잔재 청산 차원에서라도 반드시 군사시설이 이전해야 한다는 게 그들의 주장이다.

아울러 미륵사지와 왕궁리유적 등 1,400년 전 동아시아의 문화교류 중심지였던 익산 백제역사유적지구(금마 일원)는 단순한 전승과 보전·보호를 넘어서 유·무형 문화유산의 융·복합을 통해 그 의미를 다양하게 확산시켜 나가야 할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고, 낙후된 동부권의 개발을 통한 균형발전에 대한 요구도 커지고 있다. 하지만 미륵사지와 왕궁리유적 사이에 자리한 군사시설이 걸림돌이 되고 있다.

미륵사지와 불과 500m도 떨어지지 않은 곳에 있는 군부대가 있고 바로 인근에 훈련장이 위치해 있다. 이 때문에 미륵사지와 왕궁리유적을 잇는 도로에서 군부대 차량이 수시로 이동하거나 훈련이 진행되면서, 주민들이나 관광객들의 원활한 통행에 지장을 주고 있다.

특히 인근 문화유적 주변의 둘레길 탐방에 반드시 통과해야 하는 지점에 군부대가 있어 불편을 초래하고 있다. 또 문화재보호구역 인근에서 주기적으로 사격훈련이 이뤄지고 있어 인근 주민과 관광객들에게 적지 않은 공포감을 유발하고 있다.

이날 ‘왜 군부대를 이전해야 하나’라는 주제로 발제에 나선 주민협 민두희 이사장은 군부대 주둔으로 인한 주민·관광객 불편과 동부권 지역발전 저해 문제를 짚고, “이제 금마 일원의 주민들 역시 이전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됐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어 ‘군사시설 이전을 통한 관광 활성화’라는 주제를 가지고 발제에 나선 익산시의회 박종대 의원은 “세계문화유산 지역 중 군부대가 있는 곳은 익산 뿐”이라며 “미륵사지와 왕궁리유적이 세계유산에 등재돼 역사적 가치가 재조명되면서 지난해 국내외 관광객 46만명이 다녀갔고, 국립익산박물관 건립이 올해 말 마무리되고 보수정비를 마친 미륵사지 석탑이 일반에게 공개되면 관광객이 급증할 것이 분명하다”며 군사시설 이전 필요성을 역설했다.

지정토론자로 나선 정도상 소설가는 “금마는 백제문화를 총망라하는 단지가 돼야 하며, 이를 위해 우선 군사시설 이전에 대한 총의를 모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과거 드라마 모래시계를 통해 전국에서 각광받는 관광지가 된 정동진을 예로 들며 “문화가 없으면 관광도 없다”면서 문화적 상상력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주민들을 중심으로 한 많은 고민과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익산민예총 장윤준 사무국장은 일제 잔재 청산 차원의 접근 필요성을 강조하고 “이전 이후에는 다른 무엇보다도 주민들의 행복이 우선돼야 한다”고 피력했다.

한편 이날 공청회에 참여한 한 주민은 인구유출 문제와 이전비용 확보방안 마련 등을 언급하며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송승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