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ke익산포럼은 지난 14일 함라 장점마을 집단 암 발병 5주기를 맞아 ‘익산 11월 참사, 기억과 전환’을 주제로 40번째 월례포럼을 Like익산포럼 회의실에서 개최했다.
'함라 장점마을 환경비상대책 민관협의회' 위원으로 활동하며 집단 암 발병의 인과관계를 밝혀낸 손문선 좋은정치시민넷 대표, 김세훈 엠앤에스지속가능연구소 대표를 초대해 비료공장 활용사업 현황, 장점마을의 시사점, 사회적 참사에 대한 기억의 의미 등에 대해 대담을 진행했다.
2019년 11월 14일은 주민 90여명 가운데 33명이 간암, 피부암, 담도암 등에 걸렸고, 17명이 숨진 함라 장점마을 집단 암 발병에 대해 정부가 환경참사 원인을 인정하는 조사결과를 발표한 역사적인 날이다. 환경참사에 대해 정부 차원에서 원인이 규명되고 인정한 대한민국 최초이자 유일한 사례다.
손문선 대표는 “장점마을은 지역에서 발생한 사건을 지역사회 역량이 합심하여 해결하는 결과를 만들어낸 것으로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라면서 ”익산시민들이 대한민국 최초, 유일의 성과를 이뤄낸 이유는 악취, 미세먼지 등 환경문제 해결을 위해 활동해온 과정에서 지역의 시민사회, 전문가 등의 네트워크와 역량이 축적된 결과“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특히, ”간접흡연으로 인한 사망 사건에 대해 인과관계를 인정한 최초의 사례이기도 하다“면서 ”국가와 지방자치단체를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에 승소하여 법 위반시 행정의 배상책임을 명확히 했고, 환경문제에 대한 중앙정부의 인식을 변화시켰고, 각종 법개정을 이뤄내며 대한민국 환경문제의 대명사가 되었다“고 평가했다.
손문선 대표는 ”미나미타병(수은 중독)으로 잘 알려진 일본 구마모토대학에서 ‘미나미타학’을 개설해서 가르치고 있는 것처럼 지역대학에서 ‘장점마을학’을 개설하여 교육하는 것도 검토해보면 좋겠다“고 제안하고 ”매년 정기적으로 학술대회, 추모사업을 개최하여 재조명하고 기억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세훈 대표는 ”장점마을은 우연찮게 발생한 사고가 아닌 행정과 기업의 문제와 불법이 쌓여서 발생한 사건이었다“고 진단하면서 ”대한민국 최초, 유일의 인과관계 규명 결과를 만들어 낸 것은 익산시민이 자부심을 가질만한 거대한 자산, 익산의 힘“이라고 피력했다.
그러면서 ”일본 미나미타의 경우 에코도시, 자원순환도시를 만들기 위해 시민들이 활발하게 활동을 펼치고 있다“고 소개하면서 ”장점마을 비료공장을 생태축복원사업으로 조성함에 있어 향후 활용방안, 관리계획을 구체적으로 수립하여 환경교육의 장으로 자리매김하면 좋겠다“고 제안했다.
장점마을 사건을 회상해 볼 때 가장 기억에 남는 일과 아쉬운 점을 묻는 질문에 손문선 대표는 ”집단 암 발병의 원인 물질을 하나라도 더 찾아내기 위해 비료공장과 마을 곳곳의 먼지 등을 수집하고, 공장 지하에 불법으로 매립한 폐기물, 폐수를 찾아내는 과정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회상하고 ”국무총리, 국회 기획재정위원장과 국회의원 다수가 방문했지만 주민들이 원했던 국립환경박물관 조성은 수용되지 않는 등 정부가 실제로 지원해준 것이 없는 점이 가장 아쉬운 점“이라고 피력했다.
김세훈 대표는 ”정부가 조사 중간발표 당시에는 암 환자수가 더 있어야 인과관계를 인정할 수 있다면서 원인을 명확하게 인정하지 않으려는 보수적 입장을 취할 때 마음 아팠던 부분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회상하고 ”장점마을 인근 마을 주민들도 피해를 봤지만 대책위 활동 과정에 참여하지 않아 피해 보상을 받지 못한 점“이 아쉽다고 이야기했다.
대담을 개최한 임형택 대표는 ”익산에서는 11월 11일 이리역 폭발사고가 있었고, 11월 14일 함라 장점마을 집단 암 발병 결과발표가 있어 11월이 특별하게 다가온다“고 말하면서 ”매년 11월 11일부터 14일까지 익산 기억주간 사업을 전개하여 다시는 이와 같은 일들이 재발하지 않는 안전한 익산으로 전환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이를 위해 ”매년 포럼 및 학술대회를 개최하여 시민들과 ‘장점마을학’의 기초를 다져나가면 좋겠다“면서 ”장점마을을 통해 확인한 지역의 역량을 모아 익산이 세계적인 환경교육도시로 자리매김 할 수 있도록 만들어가겠다“고 의지를 밝혔다.

공인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