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산 팔봉동소재 D회사에서 탈의실에 몰래카메라를 설치, 나체의 노동자들을 감시해 인권침해 논란이 일고 있다.

고용노동부 익산지청 근로개선지도과에 따르면 D회사는 2009년 4월 경부터 최근 6월 23일까지 2년이 넘게 회사의 기숙사 1층에 있는 목욕탕 입구 탈의실에 2대와 게시판에 1대의 몰래카메라를 설치했다.

D회사는 탈의실 2층 기숙사에 머물고 있는 회사의 총무부장 방에 본체를 설치해놓고 옷을 갈아 입고 나체로 움직이는 노동자들을 지켜봤다.

문제는 이곳을 이용하는 대부분의 노동자들이 카메라가 설치되어 있다는 사실을 모르고 있어 인권침해 논란은 거세질 전망이다. 인권침해 소지가 명백할 경우 형사처벌까지도 면치 못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D회사가 몰래카메라를 설치했다는 사실은 최근 한 노동자가 게시판 부착물을 임의로 제거하자 그 증거로 몰래카메라에 찍힌 장면을 제출하면서 노동조합 측에 의해 밝혀졌다. 

고용노동부 관계자는 "사실을 듣고 지난 6월 23일 현장에 나가 확인해보니 탈의실에 2대와 게시판에 1대 총 3대의 카메라가, 2층 총무부장 방에 본체와 모니터가 설치되어 있고, 나체의 노동자가 움직이는 영상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노동부는 사실을 확인한 즉시 탈의실에 있는 두대의 카메라에 대해 철거를 명했다.

D회사측은 "2009년 4월 설치 당시 회사의 노동자 한사람이 물건을 자주 잃어버린다는 불만을 토로해서 도난방지용으로 설치했다"고 답변했다.

문제의 익산 D회사는 LS그룹 계열사인 가온전선에 납품하는 하청회사로 현재 80여명의 회사원이 근무하며 산업용 전선과 케이블을 생산하는 공장으로 알려져 있다.

민주노총 한 관계자에 따르면 이 회사는 임금 수준이 최저임금 가까울 정도로 열악하고 노동자에 대한 통제도 심해 노조원들로부터 많은 불만을 사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오삼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