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산시의회 A의원이 문중 돈 5억원을 횡령한 혐의로 1심판결에서 의원직 상실형인 징역 1년 6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았다. 법원은 고소인의 고소취하와 종원들의 선처를 구하는 탄원에도 불구, 중형을 선고하는 등 죄질이 나쁘다고 판단했다. A의원은 이에 불복하고 항소했으나, 원심판결이 유지되거나 금고 이상의 형을 받을 경우 현행법에 따라 의원직을 상실하게된다.

지난 22일 전주지방법원 군산지원 형사합의부(재판장 성창호 부장판사)는 익산시의회 A의원에 대해 익산시에서 시행하는 익산산업단지 조성공사와 관련해 종중 문중 토지 보상금 5억여 원을 횡령한 혐의를 인정해 이같이 선고했다.

재판부는 "종중의 종원들이 피고인을 믿고 회장으로 선출하여 종중 재산의 관리를 맡겼음에도 피고인이 개인적 채무의 변제를 위해 종중 재산을 유용한 점, 그 액수가 5억 원 이상으로 거액인 점, 피고인의 횡령 범행으로 인하여 종원들 사이에 불화가 시작된 점 등에 비추어 피고인의 죄질이 좋지 않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이어 "그러나 피고인이 피해자 종중을 위해 오랜 기간 회장으로 재직하면서 봉사하여 온 점, 4억 3천만원 상당을 반환할 것을 조건으로 하여 종원들과 합의가 이루어져 종원들이 고소를 취하하고 피고인의 선처를 탄원하고 있는 점, 피고인에게 별다른 전과가 없는 점 등 피고인에게 유리한 정상들도 있다"면서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

판결문에 따르면 시의원 A씨는 2007년경 종중 문중 회장으로 선출된 이후 2008년 11월 14일 경 익산시로부터 낭산면 소재 문중 명의의 토지에 대하여 토지보상금 명목으로 총 23억5천여만원을 보관하다, 같은 달 21일 경 선지급금 명목으로 5억원을 인출한 후 자신의 장모에게 1억원, 처남의 처에게 2억원, 처형에게 2억원을 자신의 개인 채무변제 명목으로 지급했다.

시의원 A씨는 또, 2009년 1월에는 5천만원을 인출해 문중 종원 10명에게 각 5백만원씩을 수고비 명목으로 지급했다.

법원은 이어 "피고인은 문중이 대종가와 사종가로 나뉘어져 대종가측 종원들의 동의 내지 양해만으로 유효하고 적법한 결의로 금원을 집행했고 고의가 없었다고 주장하지만, 피고인이 종중의 재산을 처분함에 있어 피고인이 주장하는 대종가측 종원들만이 아닌 종중 전체의 차원에서 동의를 받았어야 했다"고 명시했다.

오삼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