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1975년 8월 29일 국가 수출진흥 확대회의를 열고 익산시를 수출특화산업으로 집단 육성키로 확정한 이래 같은해 11월 14일 현재 영등동 보석판매센터 일대에 이리귀금속보석 제1공단을 조성했다. 이 공단 내에 1987년 12월 27일 이리귀금속보석판매센터를 개장했다. 개장 이래 '보석의 도시 익산'이라는 익산의 브랜드 가치를 높여준 영등보석판매센터(이하 보석센터)가 1989년 문을 연지 20여년 만에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됐다.

전라북도가 관리하던 이 보석판매센터에 대해 전라북도의회가 지난달 18일 정례회에서 '전북 귀금속보석판매센터 운영관리 조례 폐지 조례안'을 의결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익산시는 영등보석판매센터 문을 닫고 새로운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구도고도화사업을 적용한다는 계획인데 이에 대한 전면재검토 여론이 일고 있다. 현재의 구조고도화사업에 대한 점검과 현황, 대안을 모색했다.

◆ 구조고도화 사업이란

한국산업단지관리공단에 따르는 '구조고도화사업'이란 노후 산업단지의 업종 고도화를 촉진하고 단지 인프라 개선을 병행하여 산업단지 경쟁력 강화를 도모하기 위한 사업이다.

정부는 2010년부터 2013년까지 1단계 시범사업으로 4개 시범단지를 지난 2009년 선정했다. 이 시범사업은 4개 시범단지를 대상으로 우선 추진하고 시범사업 평가 후 본사업(2013년~2020년, 2단계)의 확산여부를 결정한다는 방향이다. 그러므로 익산의 구조고도화 사업은 전국에 미칠 영향이 크기 때문에 신중을 기해야 할 사업이다. 

정부는 1단계 사업으로 우선 선 공공투자를 통해 민간투자를 유도하고 특징적 사업을 추진하겠다는 방침이다. 정부는 이어 2단계로 민간투자를 활성화하면서 동시에 다양한 모델의 사업을 추진하겠다는 계획이다.

한국산업단지관리공단에 따르면, 정부가 추진하는 익산단지의 구조고도화의 근본 목적은 익산 국가산업단지의 고부가가치 첨단부품소재의 생산기반 강화를 위한 복지와 편익시설을 확충하는 등 기업지원시설의 기능을 확충하는 것이다.

또한 지역 연고산업과 상호 시너지효과를 창출할 수 있는 첨단산업단지로 재창조될 수 있도록 업종 구조고도화를 유도한다는 방침이다.

이어 정부는 익산국가산업단지로 하여금 첨단부품소재산업과 기업지원시설 등이 조화되어 산업과 생활공간이 어우러진 첨단 도시형 산업단지를 조성한다는 취지다.

◆ 익산시의 구조고도화 사업 절차상 하자

정부의 근본취지에 비해 익산시가 현재 고려하고 있는 영등보석판매센터의 구조고도화 사업은 근본 취지에 부합되지 않는다는 익산시의회의 지적이 따른다.

영등동 보석판매센터 부지는 익산시가 오는 2015년까지 총 600여억원을 투입해 국가산업단지 구조고도화사업의 일환으로 기업홍보 및 지원시설을 비롯해 기숙사형 주택, 보육센터 등을 짓겠다는 것이다.  원룸형 주택과 오피스텔 주택 600여세대를 지으면서 기업홍보 및 지원시설, 보육센터, 지원상업시설을 짓겠다는 것인데, 보육센터라 칭하는 어린이집, 지원사업시설이라 칭하는 상가는 아파트 또는 다가구세대를 건축할 때 일반적으로 따라오는 내용들이다. 시가 단순한 기숙사를 지으면서 고도화사업이라는 명분을 이용하기 위한 것이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익산시에 따르면 지원시설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이 없다. 사업계획의 규모도 소규모이고 편협적이며, 기숙사를 짓겠다는 게 전부다. 특정회사들만을 위한 기숙사를 짓겠다는 의도가 깔려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익산시는 또, 영등보석판매센터에 대한 구조고도화사업을 진행하면서 부지를 매입하기 위해 행정절차 상 당연히 거쳐야 하는 타당성용역과 투융자심사를 거치지 않았다. 부지를 매입하기 위한 공유재산관리계획의 승인, 기본계획용역 및 실시계획용역도 진행하지 않은 상태에서 부지매입을 시도해 익산시의회로부터 빈축을 샀다.

익산시는 이어 구조고도화사업 계획서도 마련하지 않았다. 사업 용역도 하지 않았다. 익산시는 단지 부지매입 예산만을 의회에 상정했다. 익산시가 긴급하게 전방과 일진그룹 등 대기업에 특혜를 주려는 의혹을 사는 가운데 익산시의회 예산결산위원회가 이를 부결시켜 저지했다.
제 153회 익산시의회 예산결산위원회는 "익산시가 충분히 심사숙고도 하지 않고, 본예산도 아닌 추경예산에 갑작스레 충분한 공론화 없이 예산을 계상한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면서 예산을 부결시겼다.

◆ 역사적 가치 있는 장소로 승화해야

익산시는 현재 보석판매센터를 왕궁에 주얼팰리스로 이전시키면서 왕궁에 보석가공단지도 짓는다는 계획에 있다. 그러므로 현재의 영등동보석단지에 대한 해결 및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
익산은 이미 전국에서 보석의 도시로 유명세를 떨치고 있다. 서울의 종로나 대구의 보석판매단지보다 오히려 더 전국적인 브랜드로 유명세를 타고 있어 이 브랜드가치를 살려야 한다는 여망이다.

때문에 영등동 가공단지를 보석박물관과 연동해 살아 있는 보석 가공 박물관 또는 보석가공 역사 현장으로 관광단지 또는 체험단지로 조성해 전국의 관광객을 끌어들이는 방안도 생각해볼만하다.

더구나 익산은 사리장엄의 발견으로 인해 보석의 유명세가 더욱 높아졌다. 익산에 많은 문화유적이 있지만 익산의 역사에 후대에 남길만한 근대와 현대의 역사 유적지를 보존하는 것도 익산의 후대를 위해 고려해봄직하다는 요청이다. 전문가와 지역 보석관계자 등을 통해 용역을 실시해 이곳을 관광자원으로 활용하는 방안도 추진해봄직하다는 여망이다. 

보석의 도시 익산의 살아 있는 현장을 보존하면서 관광자원화하는 구조고도화 방안에 대한 익산시의 면밀한 검토와 장기적인 대안 마련이 필요한 것으로 보인다.                  

오삼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