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포면 삼포마을 덕동교에서 옛뚝이 마을까지 4.5km에 이르는 유천에서 수천마리의 물고기가 떼죽음을 당했다. 한국농어촌공사가 물을 내려보내지 않은데 따른 용존산소량 부족이 원인으로 추정되는 가운데, 이같은 물고기의 집단 폐사가 2009년과 지난해에 연이어 3년동안 발생한 것이어서 면밀한 분석과 대책 마련으로 재발을 막아야 한다는 여론이 일고 있다.

익산시는 폐사 원인을 무더운 날씨에 수온이 상승돼 용존산소량이 부족했기 때문으로 추정하고 있다. 하지만 이런 일이 3년 동안 계속됐고, 현장을 분석한 결과 농약, 물빠짐으로 인한 산소부족, 장마 등 여러가지 다른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는데다 상류와 하류의 현장 상황이 상이해 익산시 및 농어촌공사의 면밀한 조사와 재발방지 대책이 촉구되고 있는 것이다.

옛뚝마을에서 밤샘 낚시를 하던 한 주민에 따르면 5일(금) 밤 사이 아무런 문제가 없다가 6일(토) 아침 8시경부터 물고기가 수면위로 부상하면서 죽어가기 시작했다.

6일 아침 9시경 수로를 따라 올라가 현장을 살펴보니 하류에서는 물고기 죽음이 진행되고 있었고, 상류에서는 대부분의 물고기가 죽어 있었다.

익산시 환경위생과는 긴급히 현장에 출동해 하류로부터 상류 및 최초 떼죽음 발생지인 덕동교의 물과 죽음을 당한 물고기들을 채집해 전북보건환경연구원과 국립과학수사연구소에 성분분석 및 독극물 검사를 의뢰했다.

농수로를 관리하고 있는 농어촌관리공사 춘포지소 관계자는 오후 2시경에야 현장에 나타났고, 익산시의 요청에 의해 수로에 물을 채우는 등 늑장 대응 했다. 농수로의 수질을 관리해야 할 책임 있는 농어촌공사가 현장 상황 조차 제대로 파악하지 못해 빈축을 사고 있다.

전북대학교 자연과학대학 생물학과 박종영 교수는 "태풍을 대비해 농어촌공사가 급격하게 물을 빼는 과정에서 침전물과 분진이 바닥층에서 뒤집히면서 올라오는데, 호흡하는 물고기의 아가미에 분진들이 들어가면서 아가미의 모세혈관이 막히고 산소공급이 어려워져 죽는 현상이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박 교수에 따르면, 물이 급격히 빠지는 과정에서 독성성분이 많은 침전물들이 뒤집히는데 이것들이 물과 섞이면서 용존산소량이 떨어진다. 아가미로 물을 빨아들여 물 속에 있는 산소를 모세혈관으로 공급하는데 아기미가 침전물과 분진에 의해 막혀 산소공급이 어려워진다. 어느정도 버티다 한계점에 도달해 물고기들이 생명을 유지할 수 없을 정도의 극한상황이 발생한다는 것. 때문에 농어촌공사가 물을 지속적으로 흘려보냈어야 떼죽음 사태를 막을 수 있었는데 이를 방기해 매년 이와 같은 상황이 발생한 것으로 보여 농어촌공사의 책임이 크다는 지적이다.  박 교수는 "재발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우선, 물을 지속적으로 흘려보내야 하고, 물고기들이 피할 수 있는 수초와 돌, 바위, 모레, 진흙 등 서식환경을 마련해줘야 한다"면서 "송사리, 왜몰개 등의 물고기가 살아야 생태가 보전되기 때문에 농약방류를 막고 하수로 및 농경지를 개발해 농수로 황폐화를 막아야 한다"고 대안을 제시했다.

한편, 이날 현장 제보를 접한 익산시청 환경위생과는 휴가중이던 공무원들까지 총 50여명이 긴급 출동해 폭염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죽은 물고기 수천마리를 걷어내는데 총력을 기울였다.      

오삼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