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산희망연대는 17일 일제시대 식량 수탈의 역사가 고스란히 담겨 있는 탑천 요교호(腰橋湖)와 관련된 역사를 지금이라도 조사하고 기록으로 남겨야 한다고 주장했다.

희망연대는 이날 자료를 통해 "탑천 자전거길 주변마을을 답사하는 과정에서 유독 눈에 띈 자료가 있었다"며  1937년 일제시대 임익수리조합에서 발간한 '임익수리조합간척지평면도'(臨益水利組合干拓地平面圖)를 소개했다.

희망연대가 만난 마을 노인에 따르면 요교호는 물이 꽉 차면 둘레가 80리에 이르렀고, 일제시대에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큰 저수지 가운데 한 곳이었지만 요교호 물을 빼고 경지정리를 한 후 일본인들이 땅을 팔아먹기 위해 만든 지도가 '임익수리조합간척지평면도'였다는 것.

요교호는 요근래 익산시에서 종종 회자됐던 황등호를 말하는 것인데, 정확한 명칭은 황등호가 아닌 요교호라는 게 희망연대의 주장이다.

요교(腰橋)는 허리다리라는 의미로, 현재 국도 23호선 황등 가는 길에 다리가 있었기 때문에 붙여진 이름이다.

예전에는 삼성동(외화, 내화, 월성, 임상, 정족, 몽환) 일대가 모두 습지였는데, 1910년 일본이 독수문부터 황등 남성다리까지 1.3km 길이의 둑을 만들어 물을 가두고, 요교 아래쪽 익산, 임피 땅을 비옥한 간척지로 만들어 쌀 수탈지로 활용했다.

희망연대는 습지였던 요교호 자리는 간척사업을 통해 경작지로 만들기로 함에 따라 1937년 간척사업이 마무리 되면서 예전의 습지들이 모두 논으로 바뀌게 되었다고 전했다.

희망연대는 "마을 어르신들을 찾아뵙는 과정을 통해 조사하고 정리한 내용을 토대로 탑천 자전거길 주변 마을들의 유래를 조사했다"며 "그나마도 어르신들이 돌아가시고 나면 어느 곳에도 기록이 남아있지 않게 된다"고 우려했다.

김경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