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산시 182곳에는 현수막(플래카드 placard) 게시대가 설치되어 있다. 이곳에 매일 새로운 홍보몰을 게첨하고 관리하는 곳이 전라북도옥외광고협회 익산시지부다. 도시 미관 훼손을 막고 가로의 디자인을 책임지고 있는 이 단체를 찾았다.

◆광고업체들의 모임

전라북도 옥외광고협회 익산시지부(지부장 이재창, 이하 옥외광고협회)는 익산에서 제작되는 현수막을 게첨하는 일과 옥외광고물 허가 대행에 관한 일을 하고 있다. 업종 자체의 위험지수가 높고, 사람들이 일반적으로 기피하는 일을 하는 이들로 구성된 이 단체는 그러나 사회적 약자에 관심이 많다.

옥외광고협회는 친목 모임으로 시작됐다. 이후 1984년 청명사라는 광고사를 운영하던, 지금은 고인이 된 고강씨를 회장으로 하여 '이리시광고협회'로 출발했다. 이후 1991년 명보사를 운영하던 이광복 회장을 중심으로 익산시지회로 일부가 분할되었다가 재 결합의 과정을 거쳐 2009년말 삼호광고를 운영하던 오상봉(현 전라북도 옥외광고협회장)씨가 8대 회장을 지냈다. 지난해부터 이재창 현 회장이 9대 회장을 맡은 후 올해 7월 도지사 승인을 얻어 단독 독립법인인 사단법인 전라북도 옥외광고협회 익산시지부로 변경, 현재 법인체로 운영되고 있다.

◆현수막 관리는 우리가

현재 익산에는 모두 108개의 광고제작 업체가 있고 이 중 70개 업체가 옥외광고협회에 회원사로 가입해 있다.

소비자가 지역 광고 업체에 현수막 광고를 의뢰하면 광고업자는 옥외광고협회가 관리하고 있는 게첨대를 예약받는다. 광고업체가 제작과 시공을 마친 뒤 탈부착은 옥외광고협회가 맡는다.

현재 익산 관내 게시대는 상업게시대와 행정게시대로 나뉜다. 상업게시대는 158개소가 있고 한번에 게첨할 수 있는 현수막은 총 600여장이다. 이 상업게시대는 개인 또는 일반 업소의 홍보용으로 사용된다. 행정게시대는 상업용으로 사용되지 못한다. 관공서 공공기관을 비롯해 시와 관련된 유관단체, 사행성 없는 공공목적을 가진 내용만 게시된다. 행정게시대는 총 24개소가 있고 한번에 총 100여장의 현수막을 게시할 수 있다.

이렇게 익산 관내 게시대에는 한번에 총 700장의 현수막을 게시할 수 있다. 게시 시기가 지난 현수막은 옥외광고협회 직원 3명이 매일 탈부착을 관리하고 있다.

현수막 게시 허가기간은 1주일과 2주일 두가지로 나눠진다. 1주일 게시 허가 및 탈부착 비용은 1만700원이고 2주일은 2만1,400원이다. 이 비용 중 3천원은 시 세금으로, 탈부착 요원에게 3천700원, 옥외광고협회에서 3천원을 받아 운영비로 사용한다.

◆옥외광고물 인허가 대행

옥외광고협회는 전면간판과 세로형 간판, 돌출 간판 등의 인허가 대행도 함께 하고 있다.
옥외광고 허가를 받기 위해서는 시방서, 설계서, 안전도 검사 등 관련서류가 6~7 가지나 돼 일반 시민이 절차를 진행하기에는 상당히 복잡하다. 간판 제작보다 서류 처리 기간이 오래 걸리는 경우도 많다.

옥외광고협회는 이러한 복잡함과 불편함을 덜어주는 대행서비스를 하고 있다.

◆옥외광고협회의 지역사회 나눔

광고업체 대표들이 모인 옥외광고협회는 지역사회와의 나눔 활동도 활발하다. 장학사업으로 소년소녀 가장돕기를 비롯해 학교장 추천을 받아 매년 5명의 학생에게 200만원의 장학금을 지급하고 있다. 구세군교회에도 매년 1백만원의 장학금을 기탁하고 있다. 또한 광고협회 청년연합회에도 해마다 1백만원을 지급하고 있다. 모범이 되는 회원에게는 초중고와 대학 입학 시 학자금도 지원하고 있다.

도로 청결도 이들의 몫이다. 매년 1회씩 가로등과 전신주 등에 붙은 불법 광고의 잔재물들을 제거하고 있다.

◆추락사고가 제일 두려워

광고업을 하는 이들에게 가장 힘든 점은 사고의 위험이다. 장비가 열악하고 사다리를 사용하다 넘어지면 곧바로 사고로 이어진다. 현수막 1장이라도 제 시간과 날짜를 맞춰야 하기 때문에 긴장의 연속이다. 이 과정에서 긴장을 풀면 곧바로 사고로 이어진다. 현수막을 탈부착하는 이들에게 보험회사도 보험 가입을 기피하기 때문에 보상받을 길도 막막하다.

하지만 회원 업체들 간 소통과 협력·유대관계가 좋아 뿌듯함을 느끼면서 이러한 어려움을 감수할 수 있다고 한다.

◆"회원들 안전이 최우선"

옥외광고협회 이재창 익산시지부장은 위험한 일을 접하며 일하는 회원들을 보면서 안전에 최우선을 두고 있다. 익산시 광고업계가 전반적으로 영세하다 보니 빈곤으로부터 탈피했으면 하는 바램이다. 광고 자재의 질 향상으로 인해 광고 간판의 수명이 길어지다보니 시장은 좁아져 신규로 제작하는 일보다는 천갈이 등 보수가 많아 인건비 정도 밖에 수입이 발생치 않아 열악한 현실에 있다. 전기자재도 향후 LED를 선호하는 추세다 보니 광고업계 종사자들에게는 생계 유지가 무거운 짐을 다가오고 있고 가게를 유지하는 것도 점차 힘들어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과거에는 부부가 함께 종사했지만 지금은 생계를 위해 부인들이 타 업종으로 이동해 부부 종사율이 20%가 채 되지 않는다. 이러다 보니 2002년 익산에 183개이던 광고업체가 현재는 108개 밖에 되지 않고 있다.

이재창 지부장은 "익산 시민들이 광고업계를 신뢰하고 광고업체 회원사들도 소비자들을 위해 최선을 다하는 아름다운 상업문화를 만들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오삼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