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명한 아파트 관리 장치 평가

익산 영등동 동신아파트에서 주민들이 전북도내에서 최초로 직접 투표를 통해 동대표 회장을 선출해 눈길을 끌고있다. 이는 개정된 주택법이 지난 7월 6일자로 전면 시행 된 데 따른 것이다. 개정된 법에 따르면, 전국의 모든 아파트는 앞으로 동대표와 임원들을 반드시 주민직선제를 통해 선출해야만 한다. 아파트 관리의 공정성과 투명성 확보를 위해 기존의 동대표 추천 방식에서 주민이 직접 투표하는 방식으로 바꾼 것이다.

지난달 30일 도내에서는 처음으로 익산 영등동 동신아파트에서 주민들이 직접 투표를 실시, 강광희(44세)씨를 입주자대표 회장으로 선출했다. 강광희 대표는 선거과정에서CCTV 설치, 옥상 방수공사, 엘리베이터 교체, 주차장과 보도블럭 개선, 매년 주민한마당 잔치 등의 공약을 내걸었고, 총 1,260세대 중 281세대가 투표에 참여한 이날 선거에서 81.85%의 지지율로 당선됐다. 감사로는 현 익산농협 상무인 서범석씨가, (주)대교 익산지점장인 김원섭씨가 각각 당선됐다.

이는, 지난 7월 6일자로 주택법과 동법시행령 및 시행규칙이 전면개정되어 공포·시행됨에 따른 것이며, 이 법은 과거의 아파트 동대표와 동대표 회장 및 감사 등 임원을 선발하는데 있어 주민 참여 없이 서명을 통해 선발하던 방식을, 주민이 직접 참여하여 투효하는 보통·평등·직접·비밀선거를 통하여 선출하도록 변경하는 골자의 개정 내용을 담고 있다. 이는 그동안 아파트 공사 등에 각종 이권과 문제가 발생함에 따라 이를 방지하고 제한하기 위해 국가가 공동주택을 전면 관리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되고 있다.

전면개정된 주택법시행령 제50조에 따르면, 500세대 이상인 공동주택은 전체 입주자 등의 보통·평등·직접·비밀선거를 통하여 회장과 감사를 선출한다. 후보자가 2명 이상인 경우는 다득표자를, 후보자가 1명인 경우는 전체 입주자 등의 10분의 1 이상이 투표하고 그 투표한 입주자 등의 과반수 찬성으로 선출한다. 동별 대표자의 임기는 2년으로 하되, 한차례만 중임할 수 있다. 이는 과거 무기한으로 연임이 가능했던 방식에 반하는 것으로 동대표들의 각종 이권 개입 등에 대한 방지장치이며, 투명한 관리장치로 평가되고 있다.

개정된 주택법은 강제사항으로 이를 위반할 시는 선출이 무효화되거나 과태료가 부과된다. 관리주체가 이를 위반할 경우 주택법 42조 1항에 따라 300만원의 과태료가 부과되고, 59조 1항은 관리주체와 입주자 대표가 함께 위반할 시에는 1차로 자료제출을 요구받고, 2차 시정명령, 3차 과태료가 300만원 부과되고, 91조에서는 1년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하도록 엄하게 규정하고 있다.

이렇게 개정된 주택법에 따라 출마자들은 각종 공약을 내걸고 3일간 선거운동을 할 수 있어 과거보다 아파트가 한층 더 개선되거나 발전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또한 이전의 경우 아파트 동대표 회장이 새로운 사업을 추진할 경우 신규로 추진하는 사업에 대한 신뢰성에 의심을 받아오던 내용이 새로 개정된 선출방식에 따라 공약을 통해 진행되기 때문에 투명성이 더욱 더 보장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한편, 영등동신아파트 대표 회장으로 선출된 강광희씨는 "과거에는 동대표가 누구인지 주민들이 얼굴도 알수 없었지만, 지금은 공약을 내걸고 3일간 선거운동을 하면서 주민들에게 얼굴을 알리면서 약속을 하기 때문에 이권개입이나 공정성 등이 훼손되지 않는 투명한 아파트 관리가 이루어 질 수 있게 되었다"면서 "영등동 동신아파트를 시작으로 익산의 발전된 아파트 공동체 문화가 형성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 오삼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