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산시내 학원 관계자들이 16일 A교회 앞에서 시위하고 있다.

수도권에 있는 대기업 형태의 P영어학원이 익산시에 진출하면서 지역 학원과의 갈등이 수면 위로 부상하고 있다.

6개 교육전문기관과 파트너십을 맺고 있는 P사는 지난해 말 익산시 마동에 있는 대형교회 부속건물을 임대해 학원 용도로 변경한 뒤 19일 익산교육청에 등록 신청을 냈다.

교육청에는 3월 3일 개교시점을 기준으로 254㎡(75평) 규모에 강의실 5개, 일시 수용인원 80명, 하루 세 번 운영하는 것으로 신고했지만, 익산시내 영세 학원들은 P사가 장차 30개 학급에 2천500명의 학생을 수용할 계획을 갖고 있다며 반발하고 있다.

익산시 학원연합회 관계자는 "익산시에서 영업중인 학원은 대부분 영세 규모"라며 "대기업이 진출할 경우 규모가 있는 학원은 버틸 수 있지만 적은 규모의 학원은 문을 닫을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현재 영어를 가르치는 익산시의  학원 수는 380여개이며, 이중 절반 이상이 원생 50명 이하의 영세규모로 운영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기업 학원의 진출에 따른 위기감으로 익산시학원연합회(회장 양희완)는 P사에 시설을 임대해준 교회를 상대로 계약 해지를 요청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이에 따라 학원연합회 소속 학원장 200여명은 지난 16일 교회 앞에서 집회를 열고 "건물을 임대해 준 교회의 처사는 이익 창출만을 생각한 지역학원 죽이기"라며 계약 해지 및 영업계획 철회를 요구했다.

교회측과의 교섭에 난항을 겪고 있는 학원연합회는 21일 익산시의회 박종대 의장을 만나 지역 영세학원을 보호할 수 있는 대책을 주문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 익산교육지원청 관계자는 "이 문제와 관련해 민원이 제기되고 있지만, 학원 측에서 허가 조건을 충족시켜 서류를 제출했기 때문에 이달 안으로 영업을 허가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고은랑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