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축순환자원화센터가 또 다시 말썽이다. 이 사업의 주체인 익산군산축협(이하, 축협)은 사전에 특정업체에 사업권을 주기 위해 유사업체들을 들러리 세운 혐의가 짙다. 축협은 14곳에 입찰 안내서를 보냈고, 이 가운데 13곳은 액비위주의 비료를 생산하는 기술을 보유한 업체였다. 경축순환자원화센터가 축분위주의 비료를 생산하는 시설이라는 점에서 처음부터 부적절한 행위였다.
더구나 축협은 수 많은 축분위주의 비료생산 기술 보유 업체들을 배제 하고 유독 A업체 한 곳에만 입찰 안내서를 보냈다. 축협은 또 공모기간을 11일로 한정해 입찰안내서가 아닌 다른 방법으로 공모사실을 안 업체들의 참여를 원천적으로 봉쇄했다는 지적도 받고 있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환경성이나 적정성을 고려하는 데만 해도 최소 30일은 걸린다. 경축순환자원화시설이 악취를 발생시키는 특수성 때문에 그렇다. 민원을 발생시키지 않기 위한, 바람의 환경, 인접 마을의 환경 등 환경성 검토가 필수적이고 여기에 필요한 시간이 만만치 않다는 것이다. 그래서 나중에 공모 사실을 알게 된 업체들은 대부분 응모 자체를 포기했다.
이 경축순환자원화센터는 당초 익산 농협이 사업주체였다. 하지만 부지를 확보한 이후 설치를 반대하는 민원이 지속적으로 제기되어 사업 추진이 장기간 표류한 데다, 해당부지를 고가에 매입하는 등 조합장의 비리 의혹까지 겹쳐 축협에 사업권이 이전되었다. 부지 매입단계에서부터 주변환경성 검토를 체계적이고도 면밀하게 수행해야 하는 이유다.
이 때문에, 관련 업계에서는 축분위주의 비료생산 기술 보유 업체 가운데 유일하게 입찰 안내서를 받고 사업자로 선정된 A업체가, 공모를 하기 수개월 전 부터 축협으로부터 공모 내용을 제공 받았을 가능성이 높다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익산농협이 익산군산축협에 경축순환자원화센터 사업권 이전 논의를 시작한 것은 축분과 관련된 사업이기 때문에 축산농가의 집합체인 축협이 전문성을 갖추고 있을 것이라는 기대 때문이었다. 사업시행자인 익산시도 같은 명분 때문에 사업권 이전을 중재할 수 있었다.
그러나 관련 업체의 주장과 달리 축협과 낙찰 업체간에 사전 결탁이나 검은 거래가 없었다는 가정을 하더라도, 추진 과정에서 너무나 많은 헛점이 노출되고 있다. 익산시나 농협이 이전 논의에서 가장 비중을 두었던 측협의 전문성에 대한 신뢰가 무너지면서 사업자체를 원점에서 재검토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일고 있다.
사업주체들이 초래한 국면이다. 경축순환자원화센터는 축산농가에서 배출되는 분뇨를 비료화해서 경작농가에 공급하고, 경작농가는 사료를 축산농가에 공급하는 자원순환시스템이다. 이런 취지를 살리기 위해 이제는 익산시가 나서야 한다.
이 시설 사업은 기술과 공정이 좌우한다. 사업주체가 농협이든 축협이든 자체적으로 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것이 아니다. 객관적으로 검증된 공정을 도입하면 된다. 그렇다면 특정 지역의 주민이나 특정 영농법인이 맡아서 할 수도 있다. 만약에 주민이 이 사업의 주체가 된다면 민원 문제도 동시에 해결할 수 있는 이점이 있다. 시행자인 익산시가 공청회나 토론회를 통해 사업의 취지를 설명하고 의견을 수렴한다면, 제 3의 사업주체를 선정할 수도 있다.
조합들은 지속적으로 잡음을 일으키면서 사업추진의 차질을 빚어왔고 예고하고 있다. 비리가 사실로 드러난다면 자칫 사업 자체를 반납하는 상황에 처할 수도 있다. 익산시가 더이상 미온적인 태도로 일관해서는 안 된다.
검찰 수사 속도 내야
요즈음 6.2지방선거가 소강상태에 빠졌다. 특히 익산시장 선거는 민주당 경선이 끝나면서 김이 완전히 빠진듯한 양상이다. 그 바람에 후보들에 대한 갖가지 근거없는 억측과 비방들이 지역사회를 뒤덮는 안개가 되고 있다. 본선거에 들어가기 전의 당연한 양상일 수도 있지만, 민주당 익산지역위의 잇따른 물의와 공무원의 갑작스런 죽음이 선거판을 크게 경색시켰다. 그런 점에서 상황이 단순하지 않다.
정치적 담론이 사라진 마당에서는 왜곡된 사실과 가공된 사실이 회자되고, 여기에 무한책임을 묻는 도덕성과 날조된 사법처리 위기론까지 더해져서 유언비어는 실로 가관이다. 이런 분별없는 바닥 정서가 선거에 어떤 결과를 미칠지는 예단할 수 없다. 특정후보에게 지지율이 쏠릴 수도 있고, 잔대로 정당조직의 생존 본능에 의한 결속을 보여 줄 수도 있다. 하지만, 유권자들이 냉정하고도 합리적인 판단을 교란하고 있는 것 만은 분명하다. 이는 그런 부적절한 상황에 기댄 충동 출마의 난립을 부추길 수도 있다.
진실규명이 늦어질수록 익산지역은 더 깊은 불행의 나락으로 떨어질 공산이 높다. 소문은 일단 공유하는 사람이 많아지면 확대 재생산되어 기하급수적으로 확산되며, 걷잡을 수 없는 상황으로 몰고 간다. 지금 이런 병폐를 잠재 울 수 있는 기관은 검찰 뿐이다. 다원적으로 진행중인 익산시 정치인 관련 사건들에 대한 수사에 속도를 내야 할 이유다.
검찰의 수사 결과는 최소한 선거 보름 전에는 발표되어 사회적 비용의 누수를 막고, 건강한 선거가 이루어지게 할 수 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