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산의 자랑이 '고구마'라면, 익산 고구마 밭의 맹주는 이영주(53세)씨다. 아니, 고구마가 그의 삶 자체라고 해야 옳겠다. 그가 경영하는 (유)고구마 사랑(낭산면 낭산리 737번지)은 연매출액 27억 규모의 회사다.

특히, 이 회사가 협약을 체결, 납품을 받고 있는 고구마 재배면적은 145ha(약 43만평)로 전국 1위를 자랑하고, 종사하는 직원만도 100여명에 달한다. 그가 이렇게 고구마로 성공한 삶을 살게 된 것은 생사의 갈등에 직면케 했던 난관도 있었고, 성공을 지향하는 비법도 있었다.

그의 농업인으로서의 첫 출발은 78년도 트랙터를 구입하면서부터 시작된다. 천원권 지폐가 없었던 당시 5백원짜리 지폐로 930만원을 농협에서 융자받았다.

자부담 300만원을 합해 1,200만원으로 시작한 트랙터로 남의 논 논갈이를 해주기 시작하였다.
5년 일을 하고 융자금을 갚아 86년도에 또다시 농업기술센터로부터 영농후계자금 700만원을 받아 땅 800평을 구입한다. 이 땅은 그가 고구마 인생을 살도록 전기를 마련해 줬다. 그는 600평에 비닐하우스를 지어 고구마 종순사업을 시작했다.

이렇게 자금을 모은 그는 고구마밭 임대를 점차 늘려나가 지금은 전국 1위의 고구마 생산 농가로 발돋움 한 것이다.

그에게도 여지없이 시련은 찾아왔다. 피땀으로 일궈놓은 재산과 가진 모든 것을 다 날렸다. 자금력이 부족한게 가장 큰 원인이었다.

처음 시작하는 사업이라 국가의 지원에 대해서도 잘 몰랐으며, 아이들은 커가면서 모든 것이 힘들어지는 상황이었는데, 더욱 결정적인 것은 지난 2002년 친구가 운영하는 공장에 보증을 서 준 것이 화근이었다.

그는 모든 부채를 감당해야 했다. 결국 부동산이 경매로 넘어가고 모든 재산을 잃었다. 집이며 창고며 논까지 모두 날렸다. 그는 죽고싶었다. 그것이 불과 7년 전의 일이다.

2003년도 그는 결국 익산을 떠난다. 다만 포기 하지 않고 경기도 여주로 가서 논을 임대해 2년을 일한다. 그러나 거기서마저도 연작 피해를 입는 바람에 안주하지 못했다.

그는 좋은 땅 낭산을 찾아 다시 내려온다. 익산은 고구마를 짓기에 참으로 좋은 땅이다. 익산의 황토가 그것을 말해준다. 그는 다시금 익산에서 도전장을 냈다. 성공의 길을 찾는 그의 희망은 다시 가동됐다.

그의 성공의 비결은 신의(信義)다. 그에게 삶의 희망을 안겨준 사람은 덕화상사의 대표. 고구마 중간유통을 하는 그는 과거의 인연을 담보하고 조건없이 자금지원을 했다.

3억을 선뜻 건냈다. 도대체 무엇을 믿고 3억이란 돈을 선뜻 건냈을까? 바로 신의 때문이라는 게 이영주 대표의 성공 비결이다.

가락동 중매인으로 일하던 그와의 소중한 인연으로 인한 믿음이 그를 성공으로 이끌어 준 것이다. 이 3억이 4년 만에 현재 연매출 27억을 올리고 있는 것이다.

이영주 대표가 가장 안타까워하는 것은 익산에서 생산된 고구마가 익산브랜드 명을 갖지 못해 외지로 나가는 것이다.

그가 생산하는 100% 중 20%가 타지의 브랜드명으로 전국 소비자에게 가고, 나머지 80%는 전국의 대형할인점을 통해 판매되고 있다.

"익산에서 생산되는 공동 브랜드가 필요하다"는 그의 주장은 그래서 더 크게 들린다. 그는 영세농가에게 다음과 같은 말을 전했다.

"좌절하지 말고 열심히 하며, 부끄럼 없이 하면 성공이 보입니다. 큰 농가와 협의해야 합니다. 판로가 불확실하기 때문에 처음에 큰 농가에게 의지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그는 성공을 이야기 하면서 농업기술센터에서 주관하는 고구마 산학협력단을 성공의 열쇠로 꼽았다. 오직 전북에만 있는 이 협력단의 조언을 받은 것이 큰 힘이었다.

교수와 농업기술센터 전문가와 익산시 관계자와 농가가 함께 모인 이 협력단의 고구마에 대한 조언과 연구가 농가들의 방향을 이끌어 주게 된 것이다.

결국 그들의 협력과 조언으로 지난 해에는 2,500톤을 생산하는 쾌거까지 이루게 된 것이다.

그는 익산 고구마의 브랜드화가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김제는 지평선, 정읍의 단풍미인 등과 같은 익산의 공동브랜드와 고품질을 승부력으로 꼽았다. 고구마의 도시를 만들려면 "명품의 브랜드화"과 성공의 관건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가계 농업인 전수가 희망

그의 아들은 이제 25세 현재 수원에 있는 한국농업대학 식량작물과 졸업을 앞두고 있다. 이처럼 가계 대대로 농업을 전수하겠다는 그의 포부에서 한국 농업과 익산 농업 발전을 가늠하게 된다. /오삼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