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옥에 있는 죄수들만 죄인인가요? 사실 밖에 있는 모든 이가 죄인이지요." 神 앞에서 그 누구도 죄인이 아닌 이가 없다는 게 늦깍이 이성재 목사의 신념이다.

◆57세에 목회자로

2002년, 이성재 목사(사진)는 57세에 목사 안수를 받았다. 현재 66세로 남중동 371-5번지에 있는 양무리교회에서 목회활동을 하고 있는 이성재 목사는 늦은 나이에 목사 안수를 받고 신동시장 상가 지하실에서 목회를 시작했다. 그의 목회활동은 교도소 죄수를 위한 교정선교사역이 출발점이었다.

이 목사는 2000년 55세부터 서울 고려신학교 신학대학원에 입학해 신학공부를 시작했다.
부안군 상서면 청림리에서 1945년에 출생한 이 목사는 전북대학교 공과대학을 졸업하고 경상북도에서 중학생들을 가르치면서 교편을 잡았다. 포항1대학에서 금속공학 전임교수까지 지낸 그가 목회의 길을 걷게된 동기는 무엇일까?

◆험난한 인생, 이타적 삶으로 변화

유교 집안에서 태어난 이 목사가 목회의 길로 들어서게 된 결정적인 배경은 교회 장로의 딸과 결혼하면서부터다. 결혼 후 익산으로 오기 위해 원광대학교 교편에 문을 두드렸지만 실패하고 오랫동안 해오던 교편을 놓았다. 교편을 잡던 그가 삶을 이어가기 위해 사업을 시작했다. 교편을 그만 두고 시작한 사업은 그에게 호락하지 않았다. 결국 20여년 간 방황의 세월을 살았다. 이 목사는 기나 긴 방황의 삶을 정리하고 이타적 삶을 살기로 했다.

결혼 후 아내 김후심(65) 목사 역시 함께 하는 목회 동반자다. 아내와 함께 가난하고 어려운 이들을 위해 살고 싶어 이 목사는 신동에서 장애인자립농장을 시작했다. 장애인들이 받기만 하는 모습보다는 닭과 개, 기러기 등을 길러 장애인보다 더 못한 이들을 돕자고 시작해보았지만 이 또한 경험부족으로 실패의 길을 걸었다.

◆죄수들과의 삶

이 목사는 2002년 12월 처음 교회를 설립한 이후 방학 동안에 급식을 하지 못하는 학생들에 대한 소식을 접하고 인근 두 개의 초등학교를 찾아 저학년 저소득 아동 10명을 각각 소개해달라고 요청했다. 하지만 왠일인지 양측 학교에서는 아무도 그에게 어려운 학생을 소개시켜주지 않았다. 어려운 사람을 돕고자 하는데도 쉽지많은 않다고 느끼고 있는 사이 아내가 교회 목사님이 운영하는 교정전문학교에서 교정복지사 민간자격증을 얻고 1회로 졸업했다. 졸업한 목사 아내가 군산교도소를 방문하는데 이 목사도 함께 동행하면서부터 이 목사의 교정사역이 시작됐다.

이 목사는 최근 교정사역의 공을 인정받아 법무부장관 표창을 받았다. 9년간 단 한번도 빠지지 않고 매월 2회 교도소에 복역하고 있는 크리스챤들을 위한 예배를 인도한 공을 인정받았다. 교세가 약한 탓에 많은 것을 준비하지 못했지만 그는 항상 간식을 준비했다. 또한 장기 복역수를 위한 상담은 그의 몫이었다.

또한 이 목사는 출소자들이 그를 찾으면 교회에서 묵어가도록 모든 정성을 기울였다. 오랫동안 복역한 장기수들의 경우 사회적응이 어려워 재범을 하기 쉽다. 이 목사는 항상 이들이 다시 교도소로 돌아가는데 따른 염려뿐이다. 그래서 이목사는 출소자들이 사회적응을 위해 이곳에 쉬어가는 동안 최선을 다한다.

교도소 안에 있는 이들을 위해 통신으로 신학을 가르친 출소자가 현재 대학원에 입학해서 신학을 공부하고 있는 모습이 이 목사에게는 무한한 행복으로 다가온다.

◆출소자 쉼터 만드는게 꿈

이 목사는 항상 안타까운 마음 뿐이다. 9년이 넘게 지켜보아온 장기수 출소자들을 위해 쉼터를 운영하고 싶지만 늦깍이로 시작한 목회활동으로 인해 재력이 충분하지 못하다. 그래서 갈 곳이 없어 방황하는 그들을 보면 가슴이 여민다. 출소 후 오랫동안 가족들을 찾지 못한 채 방황하는 이들을 한 두번 겪은 것이 아니다. 그래서 그들이 가족을 찾는 동안, 또는 사회 적응을 위해 노력하는 동안 쉬어갈 수 있는 쉼터가 전북을 비롯한 지방에 하나도 없다. 그들의 사회 적응을 도와주는 게 그의 남은 인생의 꿈이다. 교회의 공간도 크지 않아 현재 1~2명의 출소인 만이 생활하고 있는 와중에 있어 그에게 쉼터를 만드는 꿈이 더 절실하게 느껴진다.

◆"가장 작은 이에게 한 것이 바로 나에게 한 것"

늦깍이 이 목사는 "가장 작은 이에게 한 것이 바로 나에게 한 것이다"는 마태복음의 말씀을 최고의 신념으로 여기고 신앙인으로서의 삶과 목회자로서의 삶을 살려고 한다. 때론 시행착오를 거치며 살면서도 교만하고 인간적인 생각으로만 살아가는 것 보다는 신앙으로 남을 돌보면서 사는 이타적 삶이 그에게는 행복이다. 늦깍이로 시작한 목회자의 삶이지만 후회스럽지 않고 행복하다.

울타리 안에 있는 죄수들이 세상에 나와 쉼터에서 쉬고 갈 수 있는 쉼터를 만드는 그날을 위해 오늘도 이 목사는 하늘에 기도하며 죄인의 마음으로 열심히 살며 최선의 노력을 하고 있다.                   

오삼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