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개발공사가 짓고 있는 익산 배산에코르아파트가 고비용 저품질 아파트라는 비난이 나오고 있다.

개발공사는 2008년부터 배산택지개발지구에 전용면적 84㎡ 아파트 474세대와 101㎡짜리 202세대를 건축중인데 10년 공공임대로 지난달 분양했다.

하지만 견본주택과 건축현장을 지켜본 시민들은 대부분 실망감을 토로했다.

발코니를 확장한 것 외에는 구조측면에서도 특이한 것이 없고, 건축 자재도 과거에 유행했던 것들을 사용해 품질 자체가 일반 민간분양 아파트보다 떨어진다는 것이다.

견본주택을 방문한 한 시민은 “분양한다는 소문 듣고 와봤는데, 뭔가 장점이 있다는 것을 집어내기 어렵다”며 “그냥 단순하고 평범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시민은 “이것 좀 보세요”라며 내부에 쓰인 건축자재를 가리키며 “이게 언제 쓰던 자잽니까? 지금 이런 것 쓰는 분양아파트는 찾아볼 수가 없어요. 한 마디로 졸작입니다”라고 말했다.

아파트 부지는 도로와 녹지, 주택 등의 구성이 매우 조잡하고 혼란스러운 것으로 지적됐다.
한 시민은 베란다를 열고 부지를 바라보면서 “공간배치가 매우 답답한 구조입니다. 지금은 건설 중이라 잘 표시가 나지 않지만 완공되면 아마도 답답함을 많이 느낄거예요”라고 말했다.

이 같은 시민들의 평가와는 달리, 건축금액은 매우 높게 책정됐다.

건축사를 결정할 때 최저가 입찰방식을 선택해도 됐지만, 굳이 대형건설사만 참여할 수 있는 설계·건축 일괄시공방식(턴키)을 채택했다.

시급하지도 않고 설계가 복잡하지 않아 특수공법이 필요한 것도 아닌데, 공사비가 많이 드는 방식을 채택한 이유가 석연치 않다.

게다가 건축예정가는 689억여원이었는데, 외지업체인 광주 제일건설과 맺은 계약금액은 688억여원으로 낙찰가와 예정가의 차이는 고작 3천만원이다. 건축업계에서는 “업자가 공사비를 거저 얻었다”고 지적한다.

턴키 방식으로 공사를 하면서 상가는 건축대상에 제외하고 따로 발주했다. 최근 개발공사가 공개한 추정원가도 궁금증을 일으킨다.

공사는 직접인건비로 10억6천만원을 올려 추정원가를 작성했다. 2008년부터 아파트 건설업무를 진행했는데, 완공시점인 2011년까지 5년 동안 공사현장을 지원하는 직원 인건비를 포함시킨 것이다. 1인당 평균 인건비 4천만원을 잡아도 25명분에 해당하는 금액이며, 연간 5명씩 상주해 있었다는 얘기다.

개발공사 관계자는 “회사 건축사업부 직원만해도 6,7명에 달한다”며 “개발공사 직원들이 그만큼 투입됐고, 택지개발촉진법에 따라 직접인건비로 책정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와 관련한 현행 택지개발촉진법 시행규칙에는 ‘해당 사업을 직접 수행하는 직원의 인건비’만을 원가에 포함시키도록 하고 있다.

감리업체가 따로 있는데도 현장 감독하는 직원의 인건비를 10억원이나 책정하고 이를 임대료에 포함시킨 것이 적법한 것인지 따져봐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김경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