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산시가 악취해결을 위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그 대안이 없다는 잠정 결론이 났다. 향후 지속적으로 주민들만 악취 속에 고통받게 됐다.

익산시의 보다 더 강력한 제재와 기업의 도덕과 양심, 지역 정치인의 법률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지난 6일 익산시가 올해 3천여만원의 예산을 들여 민관악취모니터링, 공정시험법에 의한 악취 샘플 검사, 패시브샘플러(간이측정기) 등을 통한 '익산시 악취발생원 및 영향권 도면작성과 해소방안'을 발표했다.

이 자리에서 익산시 악취에 대한 "해결 대안이 없다"는 결론이 도출됐다. 정부의 악취발생을 제한하는 기준이 너무 약해 기업들이 악취를 유발해도 제재할 방법이 모호하기 때문이라는게 익산시의 설명이다.

◆제2산단, 악취주범

지난 6일 환경부 소관 전북녹색환경지원센터에서 '익산시 악취발생원 및 영향권 도면 작성과 해소방안' 연구 발표회를 가졌다.

익산시가 예산을 들여 전북녹색환경지원센터에 의뢰하고 원광보건대학 강공언 교수를 비롯한 연구팀이 연구한 결과 결과 그동안 익산시민을 괴롭혔던 악취는 암모니아와 황화수소, 스타이렌 성분이 주를 이뤘다.

또한 조사결과 바람의 풍향에 따라 제2산단에서 발생한 대규모의 악취가 부송동을 비롯한 어양동 영등동 일대의 주민들을 괴롭혀 온 것으로 밝혀졌다.

◆감시 결과, 10일 중 9일 악취발생

6월부터 10월까지 총 5개월 동안 50명의 감시 요원이 익산시 전역에 걸쳐 악취가 발생하는 현황을 문자메시지와 인터넷카페 등을 이용해 보고하고 그 결과를 수집 분석했다.

그 결과 부송동에서 353건, 영등동 132건, 어양동 122건을 합해 총 726건이 153일 중 132일 동안 발생했다고 보고됐다.

5개월 동안 10일 중 거의 9일(86.2%) 동안 악취가 발생한 셈이다. 이 중 7월에 232건, 8월 148건, 9월 133건, 6월 122건 10월 91건의 악취가 보고됐다.

이 중 부송동에서 가장 많은 115건이 발생한 것으로 집계됐다. 한밤 중인 10시에서 12시까지 가장 많은 악취가 발생했다.

악취가 강하게 발생한 날은 6월 16일과 22일 30일, 7월 12일 27일, 8월 12일로 나타났다. 9월 14일~16일의 악취발생이 가장 심했다.

◆악취 샘플 분석 결과, 동아2차아파트 가장 극심

연구팀은 또 악취모니터링에 근거해 6월부터 10월까지 고감도 악취감지 시 복합악취 및 지정악취물질을 실측했다.

장소는 악취 발원지로 추정되는 배출원의 부지경계선에서 악취배출허용기준인 복합악취와 지정악취물질을 총 22지점에서 측정했다.

주측정법은 공기희석관능법과 부측정법으로 기기분석법(암모니아 등 22종)을 사용했다. 측정은 모두 부지경계선에서 이루어졌으며 22개 지점 모두 배출허용기준을 초과하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평균 희석배수 3을 기록했으며 가장 많은 희석배수를 기록한 곳은 동아2차아파트에서 10으로 나타났다.

지정악취물질은 황화수소와 스타이렌의 농도가 높게(최고 1.80. 배출허용기준 400) 나타났다.

◆간이측정기 분석 결과, 암모니아 황화수소 심각

연구팀은 악취를 포집해 측정할 수 있는 간이측정기를 익산시에 총 50개를 설치해 익산 전역의 악취오염의 공간분포도를 작성했다.

익산 전역에 설치된 총 50개의 간이측정기에서 암모니아와 황화수소 알데히드류(악취물질)를 조사했다.

그 결과 왕궁축산분뇨 매립지역과 제2산업단지, 부송동 어양동 영등동 지역과 제1산업단지의 넥솔론 부근의 암모니아 농도가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의견, "해결 방법 없다"

연구팀의 발표 결과에 따른 논의에서 평가 위원들은 익산시의 지도단속 강화가 절실하다고 주장했다.

또 한 위원은 "익산을 악취관리지역으로 지정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익산처럼 심한 악취가 발생한 전국의 대부분의 지역은 악취관리지역으로 지정됐다"면서 "익산시도 악취관리 지역으로 지정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아파트에 주거하는 대부분의 주민들은 지가 및 아파트 가격 하락을 염려해 악취에 대해 민감한 반응을 자재하고 있다는 지역의 정서와 정치인들의 안일한 태도로 인해 이마저 어렵지 않느냐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유일한 해결책 '기업의 도덕성'

전북녹색환경지원센터 연구팀과 평가위원들은 이구동성으로 "공단을 이주시키거나 공단에 입주한 기업들이 악취를 발생시키지 않는 한 현재로서는 다른 방법이 없다"고 입을 모았다.

익산시 관계자도 "처벌기준을 강화하지 않는 한 익산의 악취를 근절하는 것은 어렵다"고 말했다.

전북녹색환경지원센터와 연구팀은 모두 "악취를 유발하고 있는 악덕 기업들이 환경을 개선하고 지역주민들을 무시하지 않으면서 악취를 발생시키지 않는 높은 도덕성을 유지하지 않은 채 현재처럼 비도덕적인 행태를 계속한다면 결코 익산의 악취문제는 해결될 수 없다"고 입을 모았다.

한편, 익산시는 내년도 예산에 악취해결을 위한 예산이 올해보다 절반 정도 줄어든 것으로 알려져 익산시의 악취해결에 대한 의지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오삼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