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환철

익산시 망성면에 둥지를 튼 귀농인 이환철(49)씨는 요즘 농사일에 푹 빠져 있다. 아침 6시에 일어나 비닐하우스에 심어 놓은 고추를 따기에 여념이 없다. 쌓아둔 표고목에 물도 주며, 며칠 전에 사다 놓은 닭들에게 모이를 주는 것으로 아침을 시작한다.

◆ "나이 들어 고향에 가야겠다" 생각

이씨는 어렸을 적 망성면 어량리에 부모님이 이사하면서 정착했다. 원광대학교에서 토목을 전공한 뒤 27세에 프랑스에 유학해 12년 간 외국에서 정치학을 전공한 뒤 27세에 한국에 입국, 대한경제연구소의 연구원으로 지냈다.

이씨는 이곳에 10년을 재직하면서 귀농을 결심하고 지난해 48세에 익산으로 삶의 자리를 옮겼다.

이씨는 "타지에서 생활하다보니 나이들어 고향에 가야겠다"고 일찍부터 생각했다.

익산으로 귀농하기 5~6년 전부터 이씨는 고향 땅에 과일나무를 심으면서 과학 영농을 준비하기 시작했다.

◆ 과학영농 위해 오랜 준비, 준비기간 ‘그래도 모자라’

이씨는 귀농을 위해 오랜 기간 준비했다. 지난해 익산에 둥지를 틀기 3년 전부터 직장생활을 하는 동안 서울에서 온라인 교육에 열중했다. 이씨가 처음 접한 온라인은 '천안연암대학귀농지원센터(www.uiturn.com)'다.

이 온라인 교육싸이트에서 이씨는 도시민농업 창업과정으로 생산, 가공, 유통, 마케팅, 경영 등 농업 전반에 대해 배웠다. 이 지원센터는 이론과 실습교육, 농가현장체험, 선도농가 도제식실습교육을 병행했다.

이어 '통합농업교육 정보서비스' 온라인 교육을 통해 실습중심의 교육을 2년간 받았다. 이 싸이트에서 귀농 시 실제 활용 가능한 농업기술교육과 귀농귀촌 전반에 대한 종합교육을 받았다.

◆ 사전 충분한 준비 필요

이씨는 귀농을 위한 주요 테마로 표고버섯 농사를 선택했다. 표고버섯 농사를 위해 표고버섯을 많이 생산하는 부여를 시간 나는 대로 방문했다. 귀농 1년 전에는 아예 직장을 정리하고 집중적으로 현장에서 체험의 시간을 가졌다.

그래도 이씨에게는 이 시간이 충분하게 느껴지지 않는다. 농사일은 생명을 다루는 일로 아무리 체험을 해도 부족할 뿐이다. 그래서 이씨는 올해 본격적인 시설을 짓기 시작했다.

◆ 자금관리 철저히 해야

이씨는 2011년에 귀농했으나 농사를 본격적으로 시작한 것은 올해부터다. 이씨의 영농규모는 논 1.1ha에 하우스 8동으로 크지 않다.

이씨는 귀농정착지원사업 자금으로 1억원을 받아 땅을 구입했다. 시설지원비로 6천800만원을 합해 총 1억6천800만원을 익산시로부터 지원받았다. 총 8개동의 비닐하우스를 짓고, 표고버섯을 위해 표고목 5천개를 3개 동에 넣었다. 나머지 5개 동에는 고추를 심었다. 최근 500여근(300kg)의 고추를 생산, 7백여만원의 수익을 냈다.

투자 첫해인 올해 표고버섯의 경우 5천본의 표고목에서 연간 5천만원의 수익을 목표로 하고 있다. 노하우와 전문성을 쌓은 후인 내년부터는 년간 1억원 이상의 수입을 목표로 하고 있다.

고추는 주로 서울의 인맥을 통해 판로가 예상보다 많이 개척됐고, 표고버섯의 경우 농협과 부여를 통해 판로를 개척하고 있어 걱정이 없다.

이씨 소유의 ‘농촌사랑농원’은 아직 농장의 면모를 갖추지 못했지만 그의 사이버농장은 여러 가지 볼거리가 많다. 온라인상의 블로그(http://blog.naver.com/hwclee)를 통해 농장의 여러 아기자기한 모습과 작업내용, 재배기술 등으로 사이버 농장을 꾸며가고 있다. 농장주변에 하루가 다르게 커가는 푸성귀나 주렁주렁 달려있는 복숭아, 매실나무를 보면 왠지 기분이 좋다.

◆ 귀농, 마음 단단히 먹어야

이씨에 따르면 “요즘 많은 도시민들이 귀농에 관심을 갖고, 또 실제 귀농을 하고 있으나 사전 정보 및 준비 부족으로 귀농 후 조기 정착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한다.

“하지만 사전 귀농교육을 통해 귀농에 대한 두려움을 극복하고 정부나 자치단체에서 시행하는 귀농정착 지원사업을 잘 활용하면 성공적인 조기정착이 가능하다”라고 말한다.

"충분한 준비가 필요합니다. 준비자금과 경제적 부담감이 상당히 크기 때문에 실질적인 체험을 충분히 하고 마음 단단히 먹고 귀농해야 합니다. 일하기 싫어 농사나 지어야겠다면 안됩니다. 자신만의 노하우와 전문성을 키워야 성공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귀농은 농사를 지어 먹고살기 위해서 농촌으로 오는 것이 아니라, 농촌사회의 일원이 되기 위해서 귀농하는 것이다”는 마음가짐으로 지역사회와 조화를 이룰 때 성공적인 귀농이라 할 수 있다고 말한다.         

오삼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