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자 이탈 시 병원 관리소홀 책임 ‘업무상 과실’ 수사

지난 3일, 함열읍 소재 A병원에서 노인환자가 이탈후 사망한지 6시간이 지났는데도 병원에서 이를 보호자에게 연락하지 않고 병원책임에 대해 모르쇠로 일관하자, 고인의 가족들이 운구차를 대동한 채 병원에서 항의하고 있다.

병원에 입원 중이던 80대 노인이 병원 밖에서 숨졌는데도 6시간이나 병원이 이를 알지도 못해 익산경찰이 병원의 관리소홀로 인한 업무상 과실에 대해 수사에 나섰다.

지난 1일 함열의 A병원에서 입원 치료 중이던 노인 김모씨(80)가 병원에서 약 6km 떨어진 성당면으로 향하는 도로 옆 논에서 숨진 채 발견, 지나가던 이가 119에 신고했다.

익산경찰은 평소 다리와 허리가 불편해 전동휠체어를 타고 다니다 병원에 입원 치료 중인 김씨가 병원에서 나와 자신의 집으로 향하던 중 논으로 미끄러져 숨진 것으로 보고 정확한 사인과 병원의 업무상 과실 여부를 수사하고 있다.

유족들에 따르면 지난 1일 오전 11시 30분 경 함열 A병원에서 김씨가 병원을 나온 것으로 보고 있다. 소방서 함열지소에 따르면 오후 17시 45분에 지나가던 행인이 119로 신고를 접수해 성당면 남포마을 양어장 길 논길 옆에 엎드린 채 숨져 있는 노인을 발견해 용안파출소에 시신을 인계했다. 경찰에 따르면 노인이 휠체어를 타고 가다 넘어졌고, 손으로 논바닥을 긁은 흔적이 있으며 온 몸의 장기가 제 기능을 못하는 상태로 죽는 '다발성 장기부전<다발성 장기 부전증(multiple organ dysfunction syndrome)'으로 사망했다고 밝혔다. 다발성 장기부전증이란, 신체에 염증성 반응이 심해지면 모든 장기에 영향을 미쳐, 주요 장기들이 동시에 나빠지는 것으로, 증상으로는 심장기능이 급격히 떨어지며 의식장애가 오고, 호흡부전, 신부전, 간부전 등이 동시에 일어난다.

유족들에 따르면 병원 치료 중인 환자가 어떻게 혼자 전통휠체어를 타고 나왔는지 의문을 제기하며 병원의 관리소홀을 지적하고 있다. 김씨가 병원에서 나온 시간은 오전 11시 30분경, 발견된 시간은 17시 45분으로 병원측이 환자 관리를 아무리 소홀히 한다 해도 점심시간에도 확인을 하지 않았고 경찰에서 전화가 올 때까지 무려 6시간 동안이나 환자에게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도 몰랐다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면서 병원의 관리소홀을 문제삼고 있다.

김씨의 딸은 "그런데도 병원에서는 아버지가 없어졌다는 것을 뒤늦게야 알고도 가족들에게 연락을 취하지 않고 책임을 회피하기 위해 오히려 무단이탈 했다며 보호자가 확인하지도 않은 강제퇴원조치를 했다고 변명하는 처사를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병원 관계자는 "환자가 자주 무단 외출을 해 당일에도 강한 경고를 줬지만 또다시 무단외출을 한 것을 확인하고 강제 퇴원조치했다"면서도 "가족들에게 연락을 취하지 않은 부분에 대해선 미숙했다"며 기타 일체의 답변을 회피했다.

오삼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