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3년간 적자 상황, 익산투자 상상 못 할 일”

익산공장 설비 늦어져 일본 납품기한 연장 불가피

익산시 제3산업단지(일반산업단지)에 입주한 1만2천평 부지의 ‘전방’ 방적공장.

섬유대기업 전방(주)이 경기 불황 속에서 적자를 예상하면서도 미래가치를 위해 익산 투자를 결정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전방 관계자에 따르면, 중국의 경기 침체와 유럽의 금융위기 등으로 수출이 줄어 올해까지 3년간 적자를 봤다.

특히 원자재 값 상승과 납품가 하락 폭이 커진 것도 원인이 됐다.

실을 뽑아내는 목화 1킬로그램에 1천원이라면, 여기서 뽑은 실은 같은 무게에 660원 가량밖에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노조와 임직원들은 익산 투자를 줄곧 반대했다. 하지만 조규옥 회장은 “기업은 불황일 때 오히려 시설투자를 해서 호황기에 대비해야 한다”며 투자방침을 강하게 밀어붙인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특히 직원들의 반대를 의식해 사재 수백억원을 회사에 내놓고 익산투자를 이끌었다.

내부적으로 임직원들은 광주 평동 공장에 익산 투자분을 이전하는 방안을 더 선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평동공장의 설비 절반(7만5천추)이 인도로 이전됐는데, 이 공간을 창고로 쓰고 있고, 이곳에 설비를 이전할 경우 4년 후면 흑자로 전환할 수 있다는 내부분석이 나왔기 때문이다.

전방은 익산공장 투자는 손해가 더 클 것으로 계산하고 있다.

익산공장에 설치될 5만추는 손익분기점을 간신히 넘길 정도고, 규모의 경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5만추가 아닌 10만추 정도는 돼야 하며, 이를 위해서는 추가로 700억원 정도를 더 투자해야 하기 때문이다.

다만, 익산에는 유능한 봉제 가공 기술자들이 많기 때문에 조규옥 회장은 인재확보 및 미래가치 측면에서 장래성이 있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상황에서 익산지역 일부 언론을 통해 특혜시비 여론이 일면서 공장 설비 구축과 수출일정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는 게 전방 관계자의 설명이다.

전방은 당초 지난 5월께 공장 설립을 완료하고 시험가동을 거쳐 이달께 일본방적업체 K사에 납품키로 했는데, 산업단지 조성이 늦어져 일정을 늦출 수밖에 없는 형편에서 지역여론이 악화됐기 때문이다.

실제로 조 회장은 납품 기한을 연장하기 위해 지난 22일 일본으로 출국했다.

한편으로는 전방이 익산공장을 건설하는 과정에서 지역 토호들의 간섭이 많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단체에서 행사 개최에 따른 후원을 요구하고, 지역건설업체들이 전방 사무실을 사전 예약도 없이 방문해 정밀하게 시공돼야 할 공장 건축 부문에서 하도급을 달라고 줄기차게 요구, 회사 관계자들이 혀를 내둘렀다는 것이다.

전방 관계자는 “경기침체 상황에서 어렵게 투자를 결정했는데, 일부에서 부정적 여론을 조장해 섬유산업을 일으키려는 익산시와 기업의 입장을 난처하게 만들고 있다”며 “이런 상황이 지속될 경우 설비 철회라는 극단적 결정을 내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김경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