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조합장 시절 5년간 3천200만원 손실

소고기 부산물, “조합 임원·직원 등이 먹어” 

최근 익산농협 감사결과 소 도축 부산물 값 3천200만원이 입금되지 않은 것으로 밝혀져 배경에 의문이 일고 있다. 담당자는 최근 대기발령됐고, 금액을 조합에 변상했다.

감사결과에 따르면 익산농협이 운영하는 하나로마트 본점은 2006년 5월 3일부터 2011년 4월5일까지 약 5년간 소 도축부산물 값 총 6,600만원 가운데 3,200만원을 입금시키지 않았다. 또 이곳에서 취급한 고기 물량도 농협이 운영하는 하나로마트 모현지점과 어양동 파머스마켓 보다 10% 가량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입금되지 않은 금액만큼의 고기가 어디로 사라졌는지 조합 안팎에서 의혹이 일고 있는 것이다. 전 조합장을 비롯한 농협 임원이나 고위 간부들이 사적으로 편취했는지의 여부가 주요 관심사다.

보통 마트 정육점에서는 소를 도축한 뒤 머리와 토시살, 간, 천엽, 곱창 등 부산물을 도축장에 넘겨주고 12~13만원을 받아 입금시킨다.

하지만 본점에서는 이 기간 동안 머리와 곱창만을 도축장에 주고 4만원을 받았으며, 나머지 부위인 간이나 천엽, 토시살은 마트로 들여왔기 때문에 입금액이 적었다고 당시 정육점을 담당한 인사가 말했다.

문제는 마트 내부로 들여온 부산물이 어떻게 활용됐고, 고기 취급 물량이 적었던 이유는 무엇인가이다.

이에 대해 당시 고기 판매를 담당했던 S씨는 감사과정에서 ‘절반은 자기가 먹고, 절반은 윗분들이 먹었다’는 취지로 답변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본지 취재과정에서 그는 “간이나 천엽, 토시살은 조합에서 행사가 있을 때 직원이 고기를 가져가면서 같이 가져갔고, 더러는 이사 등 임원들이 요구할 때 줬으며, 일부는 고객들에게 서비스 차원으로 줬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사들과 감사들이 회식이 있을 때도 고기와 함께 도축 부산물이 제공됐다"고 말했다.

다만 고기 물량이 적었던 것에 대해서는 “재고 조사과정에서 물량에 이상은 없었다. 그러나 조합이나 윗분들이 고기를 요구해 챙겨줬을 때 계산을 했는지는 지켜보지 않아서 모른다”고 말했다.

그는 또 “윗분들이 고기를 사갈 때는 되도록 좋은 부위를 섞어서 줬고, (일반 조합원보다 싸게) 가격도 할인해준 적이 있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당시 마트 운영을 책임졌던 간부 직원 A씨는 “소고기 부산물은 이사들이나 감사들의 식사 자리에 나가거나 직원이나 임원이 식사할 때 나갔다”면서 “원리원칙대로 하자면 한 없이 안 좋은 행태지만 식당 같은 거래처에서 서비스를 요구할 때는 안 줄 수 없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그는 이어 “고기는 계산을 하고 가져간다. 다만 (같은 값으로)좋은 부위를 가져가는 경우는 있었을 것”이라며 “당시 정육점 매출이 낮아 판매액을 늘리기 위해 서비스로 나가야 하는 부분도 있었다”고 말했다.

익산농협 간부 직원 K씨는 “부산물 부족분이 감사에서 지적된 것으로 알고 있고, 당시 책임자가 변상토록 얘기가 된 것으로 알고 있다”며 “만약 고기를 그냥 가져갔다면 책임져야 하지만, 감사결과가 정식으로 보고되지 않아 자세한 사정은 모른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지난 20일부터 5일간 특별감사를 실시한 전북지역본부는 불입금액을 1,500여만원으로 발표했으며, 농협중앙회는 징계위원회를 열어 당시 마트를 운영했던 관련 직원들의 처벌수위를 결정한다.

하지만 이같은 결과는 농협 자체감사와 크게 차이나는 것이어서 부실감사 논란이 일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익산농협은 이달말 께 이사진 회의를 열어 당사자를 검경에 고발할지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김경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