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추행 남성이 그린 것으로 추정되는 ‘미소녀’. 일본만화에 등장하는 ‘고양이 소녀’를 모델로 그렸다.

일본만화에서 나오는 미성년자 캐릭터에 심취한 남성(33. 목천동)이 만 4세 여아동을 성추행하다 붙잡혀 구속영장이 청구됐다.

익산경찰은 지난 5일 오후 8시경 익산시 목천동 H아파트에서 어머니와 함께 귀가하던 여아 A양을 성추행한 혐의로 같은 아파트에 사는 30대 남성 서모씨를 붙잡아 구속영장(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을 신청했다.

경찰에 따르면, 서씨는 이날 오후 7시 20분경 술을 사서 귀가하던 중 어머니와 함께 목욕탕에서 돌아와 아파트 승강기 앞에 서 있던 A양을 옆으로 데려가 반바지와 팬티를 내리고 음부를 만졌다. 당시 피해자의 어머니는 A양의 동생이 넘어져 잠시 한 눈을 팔고 있었다.

딸이 보이지 않자 찾아 나선 어머니는 서씨가 딸과 함께 있는 것을 발견했는데, 그는 아무 일 없었다는 듯 시치미를 뗐지만, A양이 어머니에게 서씨의 추행사실을 알려 덜미가 잡혔다.

경찰조사에서 서씨는 “너무 예뻐서 그랬다”고 범행사실을 시인했다.

그는 2006년 거리에서 여성들의 치마 속을 몰래 촬영한 혐의로 처벌받은 전과가 있었다.

◇ 일본만화에 도취된 순정파

서씨가 아동을 성추행한 것은 우발적으로 일어난 범행이 아니라 서씨의 성적 도착의 결과였다.

경찰조사에 따르면 그는 여태껏 한 번도 여성을 사귄 적이 없으며 이성과의 관계에서는 '숙맥'이었다.

친구들과의 사이에서도 이성과의 관계를 극히 꺼린 그는 ‘미소녀’를  주인공으로 그린 일본만화를 보며 성적 욕구를 풀었다.

일본에서는 미성년자 여성을 주인공으로 내세운 일명 '미연시'(미소녀 연애 시뮬레이션 게임)이 만화 또는 게임의 한 장르로 정착됐는데, 여기에는 주로 귀엽고 예쁜 소녀가 등장한다. 주로 순정만화가 대부분이지만 여성에 대한 그릇된 성적 환상을 심어줄 수 있는 문제가 지적돼 왔다.

직접 만화를 그려 인터넷 카페에 올려왔던 아마추어 무명 만화가인 서씨가 “너무 예뻐서”만졌다고 밝힌 것은 ‘미소녀' 캐릭터에 대한 성적판타지가 어린 아동을 볼 때 발휘되는 도착적 성심리 때문이었을 가능성을 말해준다.  

◇ 사이버공간이 무대

서씨의 활동무대는 주로 인터넷 만화 카페와 블로그였다.

만화를 그리기 시작하거나 만화가 지망생들이 모인 사이버공간에서 서씨는 자신이 그린 그림을 올리고 평가 받으며 동호인들과 교류했다.

그가 올린 그림들은 대부분 16세 이하로 보이는 소녀였는데, 순수함과 아름다움이 성적 판타지와 결합된 일본만화를 모델로 하고 있다.

만화가 지망생 사이에서는 상당히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던 그는 한때 ‘트레이싱’ 논란으로 블로그를 폐쇄하기도 했다. ‘트레이싱’은 다른 사람의 그림이나 사진을 가져와 밑그림으로 써서 거의 베끼는 것을 일컫는 말인데, 만화가 지망생들은 그런 방법으로 연습하는 건 괜찮지만 자신의 창작품으로 속이는 것에 대해서는 큰 반감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 일본식 '도촬' 전과자

서씨는 지난 2006년에도 성추행 사건으로 처벌받은 전과가 있다.

여성의 치마속이나 신체를 몰래 찍고, 그것을 보면서 쾌감을 느끼는 '도촬 포르노'는 일본에서 넘어온 것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지하철이나 해수욕장 등에서 일어나는 ‘도촬’ 문제가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그는 상습적으로 여성들이 붐비는 곳에 접근해 몰래카메라로 치마 속을 촬영하며 성적 희열을 느꼈다. 20대 중반이었을 때부터 그릇된 성적 욕망에 불 타 있었다.

도촬 사건 이후 그는 미성년자 소녀를 주인공으로 하는 일본만화에 심취했는데, 일본의 저질 하위문화에 대한 도취는 그에게 그릇된 성적 욕망을 일으켰다.                                             

정완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