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시장의 화려한 명성을 잇다.

익산의 남쪽에 위치한 남부시장은 조선시대에는 ‘솜리장’이라 불리며 호남지역에서 가장 큰 전통시장으로 유명세를 떨쳤고 일제 강점기 때 솜리장터 만세 운동의 무대이기도 했다.

공식적인 기록으로는 1940년에 시장이 개설되어 ‘구시장’이라는 명칭으로 익산의 남부지역 주민들과 김제, 백구 등의 인접 지역 사람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아왔다.

한 때는 최고의 우시장과 한복, 주단포목점, 수산물, 건어물 등이 유명해 사람들의 발길이 이어져 호황을 누렸지만 세월의 흐름과 변화 속에 여느 시장들처럼 어려운 시절도 겪었다.

화려했던 옛 명성을 되찾고자 지난 2009년 시장 건물 전체를 리모델링해 현대화했고 '남부시장'으로 시장명칭을 변경, 시장상인들이 똘똘 뭉쳐 최고의 친절과 저렴한 가격, 최상의 상품으로 고객을 맞이하고 있다.

'한복거리' 다양성과 전통미에 흠뻑 

남부시장 입구 인북로 8길의 한복거리는 유명한 주단 포목점과 한복집들이 즐비하게 들어서 있다. 고급스러운 원단과 화려하게 수놓은 형형색색의 예쁜 한복들이 기품 있게 진열되어 있어 올 가을 결혼을 앞둔 예비 신랑신부들의 눈과 마음을 사로잡는다.

전통미가 넘치는 은은한 색상의 평상복부터 화려한 색상의 각종 예복에 이르기까지 전통과 현대적인 조화가 아름답다. 혼수철과 머지않은 설 대목을 위해 한복거리의 상가는 모처럼 활기를 띈다.

주단거리를 끼고 돌면 그릇, 주방용품, 식료품, 생활용품 등을 파는 잡화 거리가 아직 남아있어 포근함이 묻어난다.

시장표 통닭·소머리국밥·팥죽 '유명해'

남부시장은 100여대의 차량이 동시에 주차할 수 있는 넓은 주차장을 확보하고 있다. 쇼핑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카트가 마련되어 있어 장보기가 편리하고 상가내부에 걸려있는 원형의 간판 덕에 길 찾기가 수월하다. 특히 상품별, 품목별로 구획이 정리되어 있어 원하는 물건을 쉽게 찾을 수 있으며 전통적인 농기구(지게, 쟁기, 호미 등)와 옹기그릇, 각종 공예품 등을 판매하는 점포가 아직 많이 남아있어 옛 추억을 떠오르게 한다.

또한 상가 내에는 먹거리도 다양하여 항시 사람들로 북적인다.

남부시장의 시장표 통닭집들은 ‘깨통닭‘으로 유명하다. 바삭바삭한 튀김옷을 입혀 가마솥에 튀겨내고 카레향이 살짝 풍겨 나들이, 체육대회, 아이들 간식 등으로 인기가 좋다.

유명한 프렌차이즈 치킨 보다 넉넉하고 푸짐한 양에 맛도 좋아 입이 즐겁다.

시장 주출입구 왼쪽의 ‘대야식당’은 소머리국밥으로 유명하다. 상큼하고 시원한 국물에 쫄깃쫄깃한 고기와 맛깔스러운 김치, 깍두기 등의 밑반찬이 일품이며 넓지 않은 공간은 항상 사람들로 가득하고 미처 자리하지 못한 사람들은 기다리기 다반사다.

이밖에도 쫀득하게 씹히는 새알 팥죽과 팥 칼국수가 유명한 ‘뚱땡이 유명식당’ 등이 있다.

삶의 현장 전통시장을 즐기자.

전통시장은 물건만을 사고파는 곳이 아니다. 그 지역의 전통을 알 수 있고 관광지 역할도 한다. 완성품이 주를 이루는 마트에 비해 정성스레 채소를 다듬고 고기를 썰며 떡도 찌고 묵도 만드는 과정을 지켜 볼 수 있어 정겹다.

익산시의 전통시장 대부분은 현대화 사업을 마쳤다. 눈과 비가와도 편안하게 쇼핑을 즐길 수 있고 넉넉한 주차장도 마련되어 있다. 특히 질 좋은 제철 재료와 상품들이 대형마트에 비해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싸다. 여기에 덤과 넉넉한 인심을 얹고 흥정을 통해 에누리까지 더해지니 가뜩이나 어려운 가정경제에 이보다 더 좋은 보탬은 없다.

삶의 의욕과 여유가 넘치고 훈훈한 정과 사람 사는 냄새를 느낄 수 있는 전통시장에서 넉넉함과 풍성함을 느끼며 즐거운 추억을 만들어 보자.                      

오초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