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양계협, “하림은 대한민국 닭고기 산업 불황의 원흉”

지난 4일 전국 양계농가들이 하림의 닭고기 대량 수입을 규탄하면서 대규모 집회를 열었다.

대한양계협회(회장 이준동)는 보도자료를 통해 "닭고기 수입으로 생긴 업계의 피해를 보상하고 계열사인 HK상사에서 수입한 닭고기는 전량 폐기하라"며 "소비자와 농가에 공개 사과하고 향후 닭고기 수입을 하지 않겠다는 각서를 제출하라"고 요구했다. 또한 대한양계협회를 비롯한 육계농가들은 "하림그룹(회장 김홍국)이 농가의 협조에 의해 성장한 회사임에도 불구하고 국내 육계농가보다는 김홍국 회장 일가의 배불리기에 앞장서고 있다"고 규탄했다.

대한양계협회를 비롯한 양계농민 1천여명은 이날 서울역 광장에서 하림그룹 계열사의 닭고기 대량 수입 규탄집회를 열고 “국내 최대 닭고기 생산그룹인 하림이 HK상사라는 계열사를 앞세워 닭을 대량으로 수입·유통해 온 사실이 최근 밝혀졌다”면서 “하림은 이 사실을 인정하고 양계농가의 피해를 줄이기 위해 즉각 수입을 중지하라”고 요구했다.

대한양계협회는 "수입 닭고기의 시장점유율이 사상 유례없이 30%에 육박하고 계열사의 경쟁적인 종계입식으로 닭고기 생산량은 사상최대치를 기록하고 있다. 또한 세계적인 경제 불황의 영향으로 소비마저 위축되어가는 상황에서 계열사는 회사의 어려움을 핑계로 사육비를 인하하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협회는 이어 "그동안 육계 사육농가들은 닭고기산업 보호와 육성을 위하여 많은 고통과 희생을 감수하면서 계열회사와 상생의 길을 찾고자 노력하여 왔으며, 폭염과 혹한의 악조건을 시설개선으로 이겨내고 병아리, 사료품질 저하를 사양기술 향상으로 버텨내며 수입닭고기와의 경쟁에서 이기기 위하여 끊임없는 노력을 해 왔다"고 밝혔다.

협회는 "그런데, 대한민국 닭고기산업의 대표라고 주장하는 하림그룹이 지난 2년 동안 계열사를 내세워 수입닭고기를 대량 유통시키고 제품을 만들어 판매해 왔다는 사실은 어떤 이유로도 용납될 수 없는 양계산업 역사상 가장 충격적이고 부도덕한 일로 용서받을 수 없는 처사"로 규정하고, "하림그룹이 계열회사를 내세워 수입을 시작한 이래 닭고기 수입물량이 대폭적으로 늘기 시작하였고, 국내 닭고기 산업은 깊은 불황의 늪으로 빠져들었다"고 밝혔다.

협회는 "국내 최대의 닭고기 생산업체인 하림그룹이 대한민국 닭고기산업 불황의 원흉임을 최근 보도를 통해 다시 한 번 확인하게 됐다"고 말했다.

◆ 김홍국 회장 일가, 수입닭 수익에 맛들였나

닭을 수입하지 않겠다고 약속한 김홍국 회장이 대량의 닭을 수입하게 된데는 오너 일가가 수입닭 수익에 맛들인 결과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일반적으로 육계농가는 1년에 5~6회 정도의 닭을 키우는데 수입닭으로 인해 4회 정도로 떨어진다는 게 육계농가의 주장이다.

김홍국 회장이 대부분의 지분을 소유하고 있는 HK상사는 2010년 33억원 매출에 4억원의 영업이익(영업이익율 12%)을 냈다. 2011년에는 1630% 증가한 573억원 매출액에 54억원의 이익을 냈다.

HK상사의 지분을 보면 김홍국 회장이 50%, 김준영 5%, 나머지 45%의 지분에 대해서 하림측은 김홍국 회장의  특수관계인들 지분인데, 김홍국 회장의 차명주식 의혹도 일고 있다. 회사측은 "차명주식이 아니라 나머지 45%는 특수관계인들의 지분인데, 전부 김홍국 회장의 지인들"이라는 것이다.

때문에 양계협회와 농가는 국내 농가 보호는 아랑 곳 없이 김홍국 회장 일가의 배만 불린다는 양계협회의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오삼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