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 사랑방 역할.. 아파트 텃밭·‘밥심’ 마을기업 운영

녹색아파트 나눔장터 운영, 협동조합 설립 목표

과거 마을 단위의 공동체문화가 아파트에서도 이루어질 수 있을까?

익산 배산 휴먼시아 4, 5단지는 현재 ‘행복한 마을 만들기’ 사업이 한창 진행 중이다. 휴먼시아 4단지 관리사무소 2층에 위치한 (사)행복나루터(대표 김재덕 34)는 2011년 LH(한국토지주택공사)와 '함께일하는재단'이 지원하는 마을형사회적기업지원사업에 선정돼 임대단지의 주민들과 함께 ‘행복한 마을 만들기’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아파트에서의 공동체를 형성한다는게 쉬운일이 아니다. 아파트 공동체문화 복원을 위해 노력하는 사회적기업 행복나루터를 찾았다.

행복나루터가 지향하는 마을형 사회적 기업이란 마을 주민의 힘으로 마을에 필요한 다양한 재화와 돌봄 서비스를 생산하고 수익을 창출하여 마을에 재투자하는 조직을 만들어가는 것이다.

일반적인 기업과 달리 사회적 기업은 이윤 추구보다 취약계층에게 일자리와 복지 서비스를 제공하는 등의 사회적 목적을 추구한다. 더 나아가 마을형 사회적 기업은 마을 주민들이 주인이 되어 사회적 목적와 가치를 추구한다는 점에서 마을 주민들의 참여, 곧 ‘마을 공동체’를 형성하는 일이 가장 중요한 과제다.

행복나루터는 지역돌봄팀, 도시농업팀, 마을공동체팀으로 나뉘어져 휴먼시아 4, 5단지 주민들의 자발적이고 지속적인 참여를 이끌어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 주민참여형 소통의 창구

돌봄서비스팀은 현재 공부방과 작은 도서관을 운영하고 있다. 휴먼시아 4, 5단지 관리사무소 2층에 각각 위치하고 있어 단지 내 아동들이 방과후에 다양한 문화 프로그램에 참여할 수 있으며, 방학기간에는 점심급식을 무상으로 지원하고 있다. 아동들뿐만 아니라 학부모회에 정기적으로 모이는 주민들을 통해 마을 주민들의 고민을 공유하는 소통의 창구가 되고 있다.

◇ 아파트에서 텃밭 가꾸기·마을기업 '밥심' 운영

도시농업팀은 공동텃밭과 옥상텃밭을 만들어 가꾸어가고 있다. 도시락반찬사업으로 ‘밥심’이라는 마을기업을 운영하고 있다. 특히, 도시락반찬가게 ‘밥심’은 2012년 행정안전부가 지원하는 마을기업으로 선정돼 앞으로 주민들의 일자리 창출에 기여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 공동텃밭과 옥상 텃밭에서는 주민들이 경작한 채소를 반찬가게와 공부방 급식에서 이용하고, 친환경농산물을 저렴한 가격으로 주민들이 이용할 수 있도록 직거래 장터를 만들어나갈 계획이다. 향후 도시락반찬가게 ‘밥심’은 경제활동으로 얻은 수익을 단지 내 독거노인과 결식아동을 돕는데 재투자하는 등의 더 큰 나눔을 실천하기 위해 사회적 기업으로 나아갈 계획이다.

◇ 사랑방 '옹이손' 협동조합 준비

마을공동체팀은 문화예술 중심의 서비스를 담당하는 팀이다. 마을공동체팀의 또 다른 이름인 ‘옹이손’에서는 도예, 퀼트, 홈패션, 옷수선 등의 교육이 무료로 이루어지고 있다. ‘옹이손’이란 땀 흘려 일하는 사람들의 옹이 박힌 아름다운 손들이 만들어가는 사랑방이라는 뜻으로 주민들의 재능이 가치 있는 일에 지속적으로 쓰여질 수 있도록 협동조합 설립을 통한 공방 운영을 목표로 하고 있다. 

◇ 재활용 녹색아파트 나눔장터

또한, 행복나루터에서는 재활용, 나눔, 기부, 지역경제 순환의 가치가 실현되는 공동체의 장을 마련하기 위해 정례적으로 녹색아파트 나눔장터를 개최하고 있다. 주민들이 사용하지 않는 중고물품을 직접 갖고 나와 판매하는 재활용품 벼룩시장과 다양한 체험부스를 운영하고, 음악회를 열어 1000여명의 지역주민들이 환경을 생각하는 마을공동체 만들기에 동참했다.

(사)행복나루터 김재덕 대표는 "행복나루터가 꿈꾸는 마을은 문화와 예술이 있는 마을, 돈 없어도 행복한 마을, 환경을 생각하는 마을, 정이 있는 마을이다"면서 "행복나루터가 배산 휴먼시아 4, 5단지의 주민들과 함께 만들어갈 따뜻한 마을공동체를 관심을 가지고 지켜봐 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오삼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