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산농협 관계자들의 비리내용이 적힌 괴문서가 최근 조합원들에게 대량 배포돼 농협이 내홍을 앓고 있다.

지난 15일께 A조합원은 ‘위기의 익산농협, 이대로 좋은가’라는 괴문서를 만들어 조합원들에게 우편으로 발송했으며, 문서에 거론된 당사자 일부가 명예훼손으로 경찰에 고소했다.

괴문서에는 조합장이 업무용 차량을 사적으로 이용하고 있고, 2010년 조합장 선거 때 금전 살포와 함께 후보를 매수하고, 미곡처리장 부실운영에 따른 책임을 제대로 묻지 않았고, 인사원칙을 무시한 채 직원을 발령했다는 내용이 실려 있다.

또 임원들이 조합원의 형편을 도외시하고 해외여행을 갔다 왔으며, 농협간부는 근무시간에 근무지를 이탈했고, 특정 조합원이 조합에 손해를 끼쳤는데 사후 조치가 미흡했다고 덧붙였다.

이어 조합장과 친한 인사가 사외이사로 있기 때문에 사퇴해야 하고, 임원의 자녀가 직원으로 채용된 것은 잘못됐으며, 회의비용이 너무 많이 소요되는 문제점도 거론했다.

또 괴문서 별지에는 상임이사 후보로 추천된 B씨가 부패했으며, 조합장 선거 참모역할을 했고, 농협 여직원과 불륜관계를 맺고 있는 등의 내용이 실려 있다.

7쪽짜리 괴문서에 등장하는 인사들은 10명 안팎인데, 이중 일부가 15일 명예훼손으로 고발했다.

이들은 “A씨가 근거도 없고 사실이 아닌 걸로 밝혀졌거나 이미 마무리된 내용까지도 마치 진실인 것처럼 호도하고 있으며, 개인적인 생각을 무차별적으로 조합원에 배포해 명예를 훼손하고 있기 때문에 부득이 고발하지 않을 수 없었다”고 말했다.

조합 관계자는 "조합장이 바뀌면서 신구세력 다툼이 일어나고 있는 상황에서 특별한 직업이 없는 A씨가 조합원들에게 괴문서를 발송하는 것은 개인적인 사안이라고만 판단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익산농협에서는 최근 상임이사 선출을 앞두고 후보자를 비방하는 내용의 괴문서가 2건이나 나돌기도 하는 등 괴문서 사건이 농협과 농협 직원들 사이에 골칫거리가 되고 있다.

김경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