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운초오정숙판소리보존회가 추모공연을 명분으로 보조금을 받아놓고 추모공연과 전국국악경연대회를 동시에 개최하면서 추모공연은 전국국악경연대회 사이에 개최한데 따른 보조금 유용 논란이 일고 있다.

지난 13일 (사)운초오정숙판소리보존회는 익산솜리예술회관에서 하루 종일 '운초 오정숙 추모 제1회 전국 국악경연대회'를 개최했다. 같은 날 오후 5시에 이 운초오정숙보존회는 '제2회 운초 오정숙 추모공연'을 진행했다.

전국국악경연대회를 주로 진행하면서 보조금을 지원받은 추모공연을 의식해서인지 보존회는 추모공연과 전국경연대회 두개의 안내 소책자를 제작해 배부했다.

이는 당초 운초오정숙보존회가 익산시로부터 추모공연을 명목으로 3천5백만 원의 사회단체보조금을 지원받았고, 실상은 추모공연이 아니라 전국판소리경연대회 형식으로 개최했다.

게다가 운초오정숙판소리보존회측은 솜리예술회관에 대관신청을 하면서 추모공연이 아닌 '운초 오정숙 선생 추모 판소리 경연대회'로 신청했다.

익산시는 추모공연 명목으로 사회단체보조금을 지급했는데, 운초오정숙판소리보존회 측에서 추모공연과 판소리전국경연대회를 겸해 추진하겠다고 사업 변경 신청을 하자 이를 불허했다.

하지만 운초오정숙판소리보존회는 실제 추모공연보다는 판소리전국경연대회에 목적을 두고 있었기 때문인지 두개의 안내 소책자를 제작했다.

결국 경연대회를 위해 추모공연을 명분으로 악용해 보조금을 유용한 것이 아니냐는 논란이 일면서 익산시는 운초오정숙판소리보존회가 예산을 집행한 부분에 대해서 철저한 정산을 받겠다고 밝혔다.

익산시는 "운초오정숙판소리보존회가 익산시의 사회단체보조금으로는 추모공연을 하고 전국국악경연대회는 자부담으로 한다고 해서 이를 막을 수는 없었다"면서 "보조금은 추모공연으로, 국악경연대회는 자부담으로 한다고 했기 때문에 차후 지급된 보조금의 적정한 사용여부에 대해서는 철저한 조사를 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익산을 비롯한 타지역 국악계는 이를 바라보는 시선이 곱지 않다.

당초 추모공연을 한다고 시민의 혈세인 사회단체 보조금을 3천5백만 원이나 받아놓고, 실제는 전국국악경연대회를 주로 하고 오정숙 선생의 추모공연은 행사에 끼워넣는 것은 작고한 오정숙 국창을 욕먹이는 것이라는 비판여론이 높다.

게다가 국창 정정렬 명창을 추모하는 큰 규모의 전국단위 경연대회가 12년째 개최된 지 불과 몇일 되지 않는데도 순수한 추모공연도 아닌 비슷한 형태의 전국대회가 남발되는 것은 지역의 이미지에도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비판여론도 거세게 나오고 있다.

특히 국창 정정렬 추모공연의 경우 12년의 역사를 자랑하는데다 정부를 비롯한 익산시 등 지역사회의 다방면의 지원이 있다. 하지만 이번 경연대회는 소규모로 오히려 지역의 이미지를 약화시키고, 자칫 국악계에 분열을 가져올 위험이 자리하고 있는데 따른 비판 여론도 나오고 있어 향후 예산지원을 중단해야 하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더구나 운초오정숙판소리보존회가 보조금으로 추모회를 한다고 해놓고 실제로는 전국경연대회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익산시에 익산시장상 수여를 요구했지만 익산시는 이를 거절했다. 이에 대해 지역 국악계는 익산에서 거행하는 전국경연대회에 익산시장상도 유치하지 못했을 뿐만 아니라, 지역사회가 인정하지 않는 전국경연대회에 대한 차후 개최여부에 대해서도 심각한 고민을 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운초오정숙판소리보존회 관계자는 경연대회는 순수하게 자부담으로 실시해 전혀문제가 없으며 내년에는 봄에 개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오삼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