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층 일부, 장비 신청요령 몰라 

지난달 23일 전북지역이 일제히 디지털 방송 송출에 들어갔지만 이후에도 시청이 불가능한 가구가 상당한 것으로 나타났다.

<관련보도 지난달 29일자 1면>

또 디지털 전환 이전에 공시청 안테나로 지상파 방송을 봐왔던 일부 도민들은 올 상반기부터 화면 일부 또는 전체를 보지 못하는 불편을 겪었다.

전라북도는 방송통신위원회와 함께 디지털 수신용 안테나와 컨버터를 취약계층에게 무료로 보급하고 일반 가구도 몇 만 원만 내면 보급했기 때문에 전체가구의 99.9%가 디지털 수신 전환에 성공했고 3천 가구 정도만 미설치됐다고 밝혔었다.

그러나 디지털 방송전환시점인 지난달 23일 이전에 방송 장비를 신청한 일부 주민들은 정작 부품 공급이 늦어져 며칠간 텔레비전을 보지 못한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일반가구도 불편을 겪었지만 아파트단지에서 유선방송을 보지 않고 지상파 방송만 봐왔던 일부 도민 또한 장비공급이 늦어지는 바람에 디지털 방송이 시작된 이후 텔레비전이 먹통이 된 것으로 확인됐다.

익산시 N아파트에서는 “티브이가 왜 안 나오느냐”는 입주민 A씨의 질문에 관리사무소 직원은“옥상에 안테나는 설치됐는데 수신장비가 도착하지 않아 공사가 완료되지 않았다고 말했다"며 불만을 터뜨렸다.

이어 “여기저기 항의해봤지만 뾰족한 답변이 없어 답답했다”며 “디지털 변환 1주일이 지났는데도 시청이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특히 전라북도가 디지털 전환을 서두르면서 민영방송사와 유선방송 계약을 체결하지 않은 주민들의 고통이 컸다.

전라북도에서는 올 상반기부터 디지털 전환 문자를 화면 아래에 내보내기 시작했는데, 시간이 지나면서 화면 일부를 가리더니, 나중에는 화면 절반 또는 전체를 가려 아예 텔레비전을 보지 못하게 했다. 화면이 먹통인 채 음성만 나온 것이다. 23일 이후에는 음성조차 나오지 않았다. 홍보라는 미명 아래 정부와 전북도가 공영방송 수신료를 내고 있는 도민에게 티비이 시청을 못하게 한 근거는 어디에 있었는지 납득할 수 없는 행태다.

실제로 화면 일부가 보이지 않자 도민들 사이에서는 돈을 주고 유선방송을 보라는 얘긴지, 디지털 수신장비를 빨리 보급 받으라는 얘긴지 헷갈린다는 원망이 나오기도 했다. 

시민 B씨는 “돈 없는 게 죄냐”며 “장비 공급이 늦어졌다면 방송 전환 일자를 연기했어야지 시한을 정해 무조건 밀어붙인 것은 잘못됐다”고 말했다.\

한편, 기초생활수급자나 차상위계층이 아닌 일반 노인들은 디지털 방송에 대한 지식이 없고, 화면을 통한 문자 홍보에도 익숙지 않아 아직도 텔레비전 시청을 못하는 경우가 상당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경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