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내 콜 6천원, 업주 몫 시민들에게 돌아가

현재 익산시 대리운전 업계에 큰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그동안 대리운전 사업주들의 숱한 횡포를 견디다 못한 대리운전 기사들이 모여 스스로 사업을 운영고 나섰기 때문이다.

지난 10월 30일 익산지역대리기사연합회(익기회)는 총회 결의에 따라 협동조합 형식으로 대리운전 사업체 운영을 시작했다. 명칭은 ‘기사연합 대리운전’으로 대리기사의 권리 찾기와 깨끗한 운영을 기치로 기존에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사업체에 맞서게 됐다.

이들이 대형 업체에 대항하며 강점으로 내세운 것은 안전, 친절, 저렴한 가격, 깨끗한 운영이다.

현재 20명 내외의 기사들이 사장 겸 기사로 활동하고 있는 기사연합은 먼저 모든 기사가 보험에 가입돼 있으며 경력이 많은 베테랑으로 구성돼 있다. 또 막무가내로 채용하지 않기 때문에 범죄에도 안전하다. 그리고 스스로 사업주의 입장이기 때문에 언제나 친절한 서비스를 제공한다.

또 기사연합의 시내 요금은 6천원으로 현재 대부분의 대리요금 보다 2천원이나 싸다. 이는 사업체의 중개수수료를 물지 않고 5백 원의 운영비만 떼기 때문에 기사에게 돌아가는 요금은 동일하고 시민들은 싸게 이용할 수 있다.

또한 사업체로 들어가는 수수료 및 제반 비용 일체에 대해 공개하고 모든 사항을 회원의 결의에 의해 집행하기 때문에 투명하고 다수를 위한 운영이 가능하다.

익기회 김정현 부회장은 “우리가 바라는 것은 대리기사들의 권리이며 이것은 곧 시민들의 권리이기도 하다”며 “정당하게 대우받으며 악덕 업체와 공정하게 싸워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익기회에 따르면, 이들이 이 같은 선택을 하게 된 이유는 기존 대형 업체의 횡포가 극에 달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현재 익산시에 등록된 대리운전 기사만 약 500여 명인데 이들은 사업주에게 일방적으로 유리한 내용의 대리운전 동업 계약을 맺고 있다. 말은 동업 계약인데 업주의 책임은 없고 기사들에게만 책임이 전가된다. 이는 대리기사라는 직업에 법적인 근거가 없기 때문으로 지위를 이용한 횡포의 시작점이라고 할 수 있다.

기사에게 과도한 중계수수료를 무는 것은 그러한 횡포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현재 시내기준 8천원의 요금에서 업체는 31.25%인 2천5백 원을 수수료로 가져간다. 여기에다 기사들은 매달 보험료로 6만원 내외를 납부해야 하고 또한 프로그램 사용료로 1만원 내외를 또 낸다. 보험은 개인 보험을 들었어도 회사에서 요구하는 단체보험을 강요한다. 또한 각종 벌칙 규정을 통해 기사에게 벌금을 무는 게 다반사다. 픽업차량이나 셔틀을 운행하지 않아 기사들이 기피하는 콜(외곽지역으로 가는 콜)을 발생시키고 이마저도 락 제도(콜을 소화하지 않으면 화면을 볼 수 없게 조작)로 모든 부담을 기사가 진다. 기준 요금을 올릴 때도 사업주체간 협의가 있어야 하나 기득권을 가진 업체가 일방적으로 올려 버린다.

김정현 부회장은 “익기회에서 여러 차례 협의를 요청하고 성명서를 내는 등 갖은 노력을 해봤지만 돌아오는 것은 묵묵부답이다”라며 “부당하고 탐욕스런 악덕업체를 뿌리 뽑고 권리를 찾을 때까지 익산시민들의 응원을 부탁한다”고 말했다

정완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