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의 구조 없는 인사시스템 개선되야”

익산우체국장이 과장을 폭행해 파장이 일고 있다.

익산우체국장의 과장 폭행사건에 따른, 전문성보다 논의 없이 일방적으로 이뤄지는 내부 인사구조시스템이 도마 위에 올랐다. 또한 지역을 기반으로 수십년이 넘게 근무한 폭행 피해자를 경북 대구로 인사발령한 우체국의 부당한 인사발령이 내부로부터 비판이 일고 있다.

지난달 5일 익산우체국장 A씨가 본청에서 순로구분기계시스템(주소 자동분류 시스템)을 담당할 7급 직원을 함열로 보내고 함열에서 근무하던 C씨를 본청으로 발령냈다.

담당과장 B씨는 이 사실을 이미 사전에 알고 "순로구분기계시스템의 경우 이론과 실기교육을 겸비한 전문가가 아니면 기계를 다룰 수 없고, 고장시 긴급대체할 만한 사람이 없어 업무의 효율성과 긴급사태 해결을 위해서는 12월까지 기다려달라""고 요청했었다.

하지만 6급 이하 직원에 대해 인사권을 쥐고 있는 익산우체국장은 10월 5일 함열에서 근무하던 7급 C씨를 본청으로 발령을 강행했다.

폭행을 당했다는 B과장에 따르면, 10월 5일 아침 발령 사실을 알게 된 과장 B씨가 "업무의 효율성을 위해 간곡히 부탁했는데 왜 그런 결정을 했습니까"라고 묻자 우체국장이 영업과장에게 "국장실로 끌고가"라고 말했고, 영업과장 D씨가 과장의 양팔을 붙잡은 상태에서 우체국장이 주먹으로 B과장의 왼쪽 얼굴을 주먹으로 폭력을 행사해 얼굴이 붓고 입술이 터졌다는 것이다.

B과장에 따르면, 우체국장은 함열의 7급 공무원과 평소 친분이 두터운 관계였고 그를 본청에 발령내기 위해 업무의 효율성을 무시하고 인사를 강행했다는 것이다.

이러한 사태가 발생한 이후 우체국장과 다른 과장이 전북체신청에 감사를 요구했고, 이에 부당함을 느낀 B과장은 우체국장을 익산경찰서에 폭행으로 고소해 현재 수사가 진행 중에 있다.

이러한 사실을 접한 우정사업본부 전북체신청은 12월 3일자로 폭력을 행사한 우체국장을 부산으로, 폭행을 당한 피해 과장을 경북 대구로 인사발령조치했다.

피해를 당한 B과장은 "평생 단 한번의 사고 없이 익산에서 수십년이 넘게 우체국 직원으로 살아왔는데 오히려 폭행 피해자를 경북대구로 발령 내린 것은 형평성을 무시한 인사조치다"면서 "관료적이고 강압적인 인사구조시스템이 업무의 효율성을 위해 충분한 논의구조를 통해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폭행을 행사한 익산우체국장은 "폭력을 행사한 적이 없다"고 잡아뗐다.

우정사업본부 소속공무원 인사관리세칙 제18조에 따르면 "5급 내지 7급 공무원은 직위별 담당업무의 범위·곤란성·전문성 및 책임성을 고려해 보직"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오삼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