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조권 침해로 고통을 받고 있는 이씨로부터 민원을 접한 박종열 시의원이 이씨로부터 고충을 듣고 있다. 사진은 오후 2시 30분경인데도 햇빛이 전혀 들지 않는 이씨의 집.

연립주택 건설로 인해 일조권과 조망권이 심각한 침해를 받고 있는데도 건축업자가 건축법상 문제가 없으니 법대로 하라면서 으름장을 놓고 있어 민원인과 건축업자 간 갈등이 일고 있다.
(유)태화종합건설은 올해 초부터 동산동 660-1번지에 지상 5층 14미터 높이의 연립주택을 짓고 있다. 이 연립주택의 정북 방향 702-21번지에 사는 주민 이씨를 비롯한 3가구는 이 건축물로 인해 오전 10시 40분부터 하루 종일 햇빛이 가려져 심각한 일조권 침해를 받고 있다.

주민 이씨는 10시 40분 이후부터는 하루 종일 햇빛이 전혀 들지 않아 낮에도 불을 켜야 하는 상황이고 과거보다 전기세와 난방료가 증가하고 있다면서 심각한 불편을 호소하고 있다. 또한 세탁물이 건조되지 않고 햇빛이 부족해 텃밭에 키우던 배추도 속이 차지 않는 등 과거와는 다른 현상들이 일어나고 있다.

게다가 공사로 인해 오전 6시부터 심한 소음이 나고 먼지로 인해 온통 집안이 더러워진데다 바람이 불면 건축쓰레기 등이 날아들어 불편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하지만 건설시공사인 (유)태화종합건설은 건축법 상 전혀 문제가 없다면서 으름짱을 놓고 있다. 

건축허가를 내준 익산시 역시 "건축법 시행령 제86조에 따르면 높이 8미터 초과하는 건물의 경우 인접 대지 경계선으로부터 해당 건축물 각 부분 높이의 2분의 1 이상의 거리를 띄어 건축하도록 하고 있다"면서 "이 건물의 경우 14미터 높이와 민원인 주택의 낮은 간격 20센티미터를 합해 7미터 10센티미터 이상인 8.4 미터의 거리 간격을 두고 건물을 건축해 건축법 상 전혀 하자가 없으므로 손해가 있다면 민사 소송을 통해 손해배상을 청구해야 한다"고 하고 있다.

건축법과는 관계 없이 민법에서는 일조권에 대해 통상적으로 동지를 기준으로 오전 9시부터 오후 3시까지 사이의 6시간 중 일조시간이 연속하여 2시간 이상 확보되는 경우 또는 동지를 기준으로 오전 8시부터 오후 4시까지 사이의 8시간 중 일조시간이 통틀어 4시간 이상 확보되는 경우에는 침해로 보지 않는다. 하지만 이씨 주택의 경우 저녁 6시까지를 기준으로 최소 7시간 이상 일조권이 침해를 당하고 있다. 그런데도 건설업체는 최소한의 기본권에 대한 보상을 위한 노력은 커녕 법대로 하라면서 미온적인 태도를 취하고 있어 주위의 비난을 면치 못하고 있는 상태다.

게다가 트여 있던 집의 전망도 가려 조망권까지 심하게 피해를 입고 있다. 조망권의 경우 일반적으로 어느 토지나 건물의 소유자가 종전부터 향유하고 있던 경관이나 조망이 그에게 하나의 생활이익으로서의 가치를 지닌다고 객관적으로 인정된다면 법적 보호의 대상이 되고 있다.

업체 관계자는 "사전에 양해를 구했지만 주민 이씨가 알아서 하겠다고 해서 그냥 있는 것이다"고 해명했다.

민원을 접한 익산시의회 박종열 의원(동산 영등1)은 "서민의 경우 법도 잘 모르고 경제적으로 소송을 할만한 입장도 아닌데 건축업체가 도의적 행동보다는 법대로 하라면서 으름짱을 놓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면서 "익산시가 서민의 입장에서 행정을 펼치도록 노력하고 건축업체들도 민원에 대해 최선의 노력을 보여야 한다"고 말했다.  

오삼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