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선거 과정에서 “후보매수·금전살포” 주장

익산군산축협 전직 조합장 및 임원들의 비리와 지난 조합장 재선거 때 특정 후보가 다른 후보자들을 매수하고 금전을 뿌렸다는 내용의 괴문서가 배포돼 경찰이 조사에 나섰다.

경찰은 괴문서가 조합장 재선거를 하루 앞둔 지난 10일 살포돼 우선 선거법 위반여부를 조사하고 있지만, 내용에 관해서도 조사할 계획이어서 파장이 주목된다.

이날 함열읍 P씨로부터 제보를 받은 익산시선거관리위원회는 축협 남중동 지점 CCTV를 확보해 당일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익산경찰은 CCTV 화면을 분석해 괴문서를 배포한 A씨의 신원을 확보, 조사를 벌였는데 배포사실은 인정했지만 문서는 직접 작성하지 않았다고 진술했다.

또 괴문서 내용에 문서를 작성한 것으로 적혀 있는 8명에 대해 조사한 결과 축협 조합원은 맞지만 문서 작성에는 관여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따라 수사의 초점은 지난 11일 치러진 조합장 재선거 때 후보자 매수 및 금전살포가 이뤄졌는지, 전직 조합장 및 임원과 측근들의 비리 내용이 사실인지에 맞춰질 것으로 보인다.

경찰 관계자는 “선거법 위반 여부를 중심으로 조사하고 있다”며 “다만, 내용의 진위여부도 파악해야 하지만 이를 뒷받침할 진술이나 증거를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괴문서 내용을 보면, 전직 조합장 S씨가 선거 때 13억원을 살포했으며 그 전 조합장은 S씨가 조합장에 출마했을 때 군산지역 표를 몰아준다며 3억을 받았다고 돼 있다.

또 S씨가 선거법 위반으로 재판을 받을 때 축협 직원들이 돈을 모아 변호사 비용 일부를 댔다는 내용도 있다.

특히 S씨는 수년전 특정 업체가 축협을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냈을 때 업체로부터 7억6,500만원을, 담당 직원은 1억5천만원을 받고 법정에서 업체에 유리하게 진술, 축협에 41억8천만원의 손해를 입혔다고 주장했다.

또 현직 감사는 S조합장의 비리를 눈감아주는 조건으로 성접대를 받았으며, 아들을 축협에 특채했고, 이사 한 명도 성접대와 함께 용돈을 받고 S씨에 협조했다고 기술했다.

아울러 지난 11일 치러진 조합장 재선거 과정에서는 당선 무효된 전직 조합장 S씨와 축협 일부 임원들이 과거의 비리를 감추기 위해 B씨를 후보로 내세웠으며, 조합장 출마가 예상되는 두 명에게 모두 1억5천만원을 주고 불출마를 종용했다고 주장했다.
또 B씨의 선거사무장 P씨와 전직 시의원 D씨는 조합원들을 만나 20만원 짜리 현금 봉투와

전을 살포했다고 폭로했다.

그러면서 “익산사람들은 믿지 못하겠다”며 “비리 임직원을 고발하고 군산 쪽 조합원은 투표에 참여하지 말자”고 호소했다.

이에 대해 금품을 살포했다고 적힌 P씨는 “문서 내용은 근거 없는 것”이라면서 “상대 후보 측이 의도적으로 문서를 배포하지 않았나, 의구심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괴문서를 들고 선관위에 찾아와 신고한 장본인이다. 괴문서는 축협 각 지점 365코너와 각 마을에 한두 부씩 뿌려진 것으로 알려졌다.

김경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