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산시농민회가 지난해 11월 9일부터 현재까지 3개월 동안 익산시청 주차장에 야적해 놓은 벼.

익산시청 주차장에 익산시농민회가 쌓아놓은 벼로 인해 시청을 이용하는 시민들의 불편이 가중되면서, 농민회의 시위 문화도 바뀌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일고 있다.

먹는 벼를 겨우내 쌓아두어 최저급으로 변질된 것을 공무원이 인근 RPC(미곡처리장)에서 구매토록 종용하고, RPC는 어쩔수 없이 싯가로 구매해주는 등 고질적 병폐도 종식돼야 하다는 요구도 뒤따른다.

지난해 11월 9일 익산시 농민회가 익산시청 광장에 쌀값 하락에 대한 대책마련을 요구하면서 벼 17톤을 야적했다. 시위를 한 며칠 후  40kg들이 350여포를 현재까지 3개월 동안 쌓아두고, 공간이 부족한 주차장을 점거해 시민들에게 불편을 안겨주고 있어 새로운 시위문화 등 대책마련이 촉구되고 있다.

벼의 적정 보관온도는 10~13℃, 습도는 70% 이하로 해야 한다.

그런데 겨우내 쌓아둘 경우 영하 13℃까지 내려가고 때론 영상 20℃까지 온도변화가 있는 익산의 겨울 기온 때문에 쌀은 최저급으로 변질된다.

또한 쌀의 적정 수분은 16%인데, 바깥에 쌓아두면 습도가 올라갔다 내려갔다 하기 때문에 이

또한 적정수분을 유지하기 어렵다.

온도나 습도를 높게해 보관할 때는 호흡에 의한 양적 및 질적 손실이 커지고 쌀알 내의 화학적 변화가 심해진다.

특히, 쌀알 표층의 기름성분이 공기중의 산소와 결합해 산패되면서 산도가 올라가고 당질이나 단백질 변질을 유발시킨다.

또한 이런 쌀을 높은 온도에서 급속하게 말리면 쌀알 표면의 수분증발과 쌀알이 내부로부터 쌀 표층으로의 수분이 확산되고 불균형이 심해져 금간쌀이 많이 생겨 쌀 품질과 도정율이 크게 떨어진다.

쌀 표면의 지방이나 가용성 당류 및 아미노태질소 등의 성분이 밖으로 휘산되거나 쌀 내부로 이동해 밥맛이 크게 떨어진다.

결국 최저급 쌀로 변질되고 사료로 밖에 쓸 수 없다는게 전문가의 설명이다. 먹는다 해도 떡국용으로 밖에 사용할 수 없다는 것이다.

그런데 이러한 벼를 공무원 등이 인근 RPC에 사가도록 종용하고 때론 싯가보다 더 높은 가격으로 사가기도 한다는 것이다.

실제로 지난해의 경우 지역 RPC에서 이렇게 겨우내 야적했다가 최저급으로 변질된 벼를 싯가로 구매해줬다. 자칫 이 쌀이 일반쌀로 둔갑돼 시민이나 소비자들에게 건네질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

이를 주도하고 있는 농민회는 기초농산물 국가수매제를 실시하고 공공비축미제도를 폐지하며, 한·중FTA를 중단하라면서 시위를 하고 있다는 설명인데, 시위의 대상이 익산시가 아닌 정부다.

익산시농민회 관계자는 "농민회의 요구를 관철할 방법이 없다보니 이러한 방법으로 시위를 하고 있다"면서 "적정한 시기에 철수하고 RPC에 팔지 않고 농민회 회원들이 나눠 가지는 방법을 고려하겠다"고 말했다.               

 오삼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