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년과는 달리 겨울까지도 부송동을 비롯한 영등동 어양동 팔봉동 등에서 악취가 지속되고 있어 악취를 유발하는 지역에 대한 악취관리구역 지정이 시급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또한 전라북도가 익산의 악취관리구역을 지정하면서 악취를 유발하고 있는 개별 업체에 한정해서 악취관리구역으로 지정하려 하고 있어, 개별 업체가 아닌 지역 전체를 묶어서 지정해야 한다는 여론이 일고 있다. 과거 겨울의 경우 악취가 전혀 발생하지 않았다.

하지만 최근에는 제2공단의 악취가 시도 때도 없이 발생하고 있다. 특히 제2공단 주변 팔봉동 뿐만 아니라 부송동 지역은 더욱 심하다. 날씨가 건조할 경우에는 악취가 바닥으로 깔리지 않고 위로 올라가는데, 눈이 온 뒤 날씨가 따뜻해지고 흐린날씨일 경우 바닥으로 가라앉아 부송동 지역에 악취가 출몰하고 있다.

또한 온난화의 영향으로 갑작스런 온도 상승이 일 경우에도 발생하고 있다. 특히 겨울철의 경우 바람의 방향이 여름과는 달리 서쪽에서 동쪽으로 부는데, 바람이 순간 제2공단에서 부송동 방향으로 약간이라도 불 경우 악취는 여지없이 부송동을 강타하고 있다.

과거에는 봄부터 늦가을까지만 시민들이 악취로 고통 속에 있었다. 하지만 이제는 겨울철까지 사계절 연중 발생하기 때문에 악취관리구역 지정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 악취관리구역 지정되면 어떻게 달라지나

악취방지법 제6조에서는 악취와 관련된 민원이 1년 이상 지속되고, 악취가 배출허용기준을 초과하는 지역, 환경부령으로 정하는 지역으로서 악취와 관련된 민원이 집단적으로 발생하는 지역 등에 대해서는 악취관리지역으로 지정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환경부령에서 정하는 지역은 국가산업단지, 일반산업단지, 도시첨단산업단지, 전용공업지역, 일반공업지역, 자유무역지역 등이다.

악취관리지역으로 지정된 곳에서는 법 위반 업체에 대해 개선명령, 사용중지, 과징금 처분은 물론이고 폐쇄명령까지 내릴 수 있지만, 관리지역이 지정되지 않은 상태에서는 악취사업장에 대해 지도권한밖에 없어 그동안 익산 악취에 대한 근원적인 문제가 해결되지 않았던 것이다.

악치방지법에 따르면 악취관리구역을 지정하려면 주민에게 불쾌감을 주거나 후각을 자극하는 악취로 3년 동안 민원이 발생하고, 배출허용기준을 초과하는 등 조건을 충족해야 한다.

악취의 허용기준은 공기희석배수가 배출구에서 공업지역 1,000 이하 기타지역 500 이하, 사업장 경계부지에서 공업지역 20 이하, 기타지역 15이하여야 한다.

악취방지법 시행규칙 별표3에 따른 악취관리구역이 지정되면 우선 이 허용기준이 절반으로 변경되고 모든 기준이 강화된다. 구역 안에 있는 사업장은 지정 뒤 6개월 안에 악취방지시설 설치계획서를 제출해야 하고, 배출기준을 위반하면 시설개선 사용중지 벌금·고발 따위 처분을 감수해야 한다.

이 때문에 추가 부담이 커질 것을 우려하고 있는 익산의 제1산업단지, 제2산업단지 등지에서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 긴장하는 익산 제1,2공단

악취관리구역이 지정될 것은 거의 자명하다. 익산시가 지난해 1년 동안 서류를 준비했고 이달 안에 전북도에 접수신청이 이뤄질 것으로 보고 있다.

때문에 악취관리구역으로 지정이 확실시 되고 있는 1.2공단 업체들은 긴장하고 있다. 특히 그동안 기준치를 초과해온 대부분의 대기업들이 그 대상이다.

이들은 상당부분의 시설을 새로 증축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소형 업체일지라도 최소 1억 원에서 최고 50여 억원에 이르는 비용을 들여서 악취 저감시설을 설치해야 한다.

뿐만 아니라 운영비 또한 만만치 않다. 악취와 관련한 업체의 대부분에서 년간 1억 원 이상의 운영비가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RTO(악취포집 소각시설)의 경우 1달에 1억 원 이상의 운영비가 소요된다.

익산시에 따르면 여기에 해당하는 대기업들은 국도화학, 두산전자, LG생명과학, 한솔홈데코, 넥솔론이다.

악취관리지역으로 지정되면 업체가 피해만 보는 것도 아니다. 중소기업법에 정한 중소기업이나 시장, 도지사가 지원하고 싶은 사업장, 환경부장관이 특별히 지원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하는 사업장은 정부나 자치단체로부터 비용이나 기술을 지원 받을 수 있다. 조례를 제정해 업체에 보조금 또는 융자금 이자를 지원해주는 자치단체도 있다.

◈ 익산시민 의견 무시하는 전라북도

전라북도는 악취관리지역 지정에 있어 지역이 아닌, 업체별로 지정하려는 움직임이 일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하지만 익산시민들의 의견은 다르다. 그동안 악취배출기준치를 초과한 대기업들 뿐만 아니라 중·소 업체들에서도 악취를 배출하고 있기 때문이다. 비록 현재 법률에서 제한하는 기준치를 초과하지는 않았지만 많은 중·소 업체들에서 배출허용치 최고에 가까운 악취를 배출하고 있다.

비록 기준치를 초과하지 않고 악취를 배출한다 해도 악취배출업체가 밀집해 있고 도심지역과 가까이 있으면서, 봄부터 가을까지 바람의 영향으로 대규모의 악취 띠가 형성돼 실질적으로는 시민들에게 극심한 고통을 안겨주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반드시 '개별 업체'가 아닌 '지역'으로 악취구역을 지정해야만 한다는게 시민들의 중론이다.

전라북도가 이러한 시민들의 의견을 무시하고 업체별로 지정할 경우 악취가 저감은 되더라도 과거와 같이 시민들은 여전히 악취 때문에 고통을 겪어야 하는 상황이 재현될 것이 자명하다.

한편, 지난해 말 기준으로 국가산단 7곳, 일반산단 1곳, 지방산단 3곳, 일반공업지역 3곳, 전용공업지역 3곳 등 전국 9개 시도 26개 지역이 악취관리지역으로 지정돼 있다.

오삼규 기자